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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변의 공원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내무부의 지방치수 하천정비 10년 계획과 때를 같이 하여 발표된 서울시의 제2중지도 공원계획은 반가운 소식이다. 두 계획은 다 같이 도시하천의 공원화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성을 갖는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추진되고 있는 공업화는 그의 필연적인 동반현상으로서 급격한 도시화를 결과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추세는 향후 20, 30년 동안 더욱 계속될 것이 예측되고있다.
인구의 도시집중이 몰고 오는 과밀도시의 문제는 물론 한 두 가지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 산더미 같은 도시문제 가운데에는 내일이나 모레로 미룰 수 있는 문제와 내일이면 늦으리라는 문제들로 나눠져 있다.
도시주민의 최소한의 건강을 위해서 맑은 공기와 적당한 휴식처와 산책로 등을 동시에 제공하는 공원용지의 확보가 바로 그같은 내일로 미룰 수 없는 문제중의 하나이다.
도시의 생태기능에 있어 『푸른 폐』라 이르는 공원의 존재는 결코 도시의 장식품이나 사치품이 아니다. 각종 공해가 갈수록 커져가기만 하는 현대도시에 있어서 공원은 생활의, 아니 생명의 필수품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도시공원이 모든 시민의 생활과 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기 위해서는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골프」장에도 못 가고 자가용차도 없는 서민들이 「버스」나 도보로 금방 찾아갈 수 있기 위해서도 그것은 도심에 위치해야만 된다. 노인이나 어린이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워싱턴」의 「포츠머드」강변 공원이나 「런던」의 「하이드파크」, 「파리」의 「보와드볼로뉴」나, 「베를린」의 「초·가르텐」 등이 모두다 수도한복판에 자리잡은 그런 공원들이다.
그렇게 본다면 서울은 인구 30만의 한양 당시에도 가지고 있던 공원을 인구6백만의 오늘에 와서는 못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비원이나 사직공원 등은 그 모두다 정원이지 말의 정통한 의미에서의 공원은 아니다. 수도 서울의 인구나 면적에 상응하는 공원이라면 적어도 10만평 이상의 대공원이라야 비로소 공원이라 할 수 있다.
땅값이 금값인 도심의 지가상승, 인구증가에 따른 주택용지수요의 급증 등은 더우기 이대로 가서는 서울에 공원을 갖기가 거의 실현될 수 없고 꿈으로 돌려버릴 염려가 있다. 그러나 천만다행히도 서울의 강남의 발전이 뜻하지 않은 가능성을 제공해 주고 있다.
예전에는 서울의 교외를 흐르던 한강이 수도권의 포대와 남 서울의 발전으로 이제는 도심을 흐르는 강이 되어버린 것이다. 뿐더러 아직은 세계의 어느 수도를 흐르는 강보다 강폭이 넓은 한강은 앞으로 팔당「댐」이 준공되고 강저준설 작업이 추진되면 강변매립으로 그 연변에 대규모 주택단지·공원단지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최근「아파트」와「맨션」단지로 크게 각광을 받고 있는 동부이촌동이나 반포 동은 모두가 한강이 선물한『무로부터의 창조』였던 것이다.
수도서울에 어울리는 대공원단지개발의 가능성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그 같은 대공원을 당장 건설은 못한다 하더라도 그 용지만은 지금 책정해두지 않으면 내일이면 이미 늦을 것이다.
제2중지도 공원화계획은 좋다. 그것은 한강변공원화계획을 위한 하나의 작은 출발이다. 그러나 겨우 1만7천 평의 제2중지도란 그것이 녹화가 되었다 하더라도 아직 정원이지 공원은 못된다.
필요한 것은 50만평 정도의 대공원을 한강연변 군데군데에 만드는 계획이다. 그를 위한 용지를 우선 확보해 두는 것이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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