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왕릉 유물이 한자리에|새 공주 박물관 12일 개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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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백제 무령왕릉 출토 유물을 간수하기 위한 공주 박물관이 신축돼 오는 12일 개관식을 갖는다. 72년6월 1억5천여만원의 예산으로 착공된 이 박물관은 71년7월 송산리 고분군 속에서 백제 25대 무령왕의 유물 2천여 점이 나와 찬란한 예술의 모습을 새삼 깨닫게 되자 이를 계기로 백제시대 유물의 종합 전시장을 또 마련하게 된 것이다.
백제 왕도로서의 공주에는 해방 후 이조 때 관찰사 청사를 빌어 국립박물관 분관이 설치됐으나 소장 유물이 빈약한 까닭에 일반의 관심 밖에 있었는데 이번 새 청사의 준공과 함께 그 동안 서울 본관에 보관 중이던 무령왕릉 출토 유물을 모두 되돌려서 전시하게된 것이다. 이제까지 공주 박물관이 수장한 백제 유물은 토기와 와당을 중심으로 약 1백 점. 그것은 부여 박물관의 10분의 1도 못 되는 것이다.
신축 박물관은 지하 l층·지상 2층으로 연건평 4백79평. 2층은 전시실이고 1층은 강당과 사무실. 그리고 지하에 창고를 두고 있다. 구관인 선화당 건물은 특별 전시실로 이용하게 되며 이번 신관 준공식을 즈음하여 대학 및 개인 소장의 와당을 모아 백제 와전 특별전을 연다.
현대식 건물로 단장된 신관 전시실은 무령왕릉 유물실이라고 할만큼 왕릉 출토 유물만으로 가득 차 있다. 무령왕릉에서는 토기가 전혀 없는 까닭에 20여 점의 토기를 한 귀퉁이에 본보기 삼아 진열했을 뿐 사방의 벽면과 진열대가 이 왕릉 출토의 금붙이와 자기·목관편 등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리고 계단 벽을 전돌로 쌓고 심지어 등감까지 마련해 무령왕릉 현실 내부의 일부를 실감케하고 있다.
백제 문화를 재인식케 한 무령왕릉은 그 주인공의 이름과 연대가 분명히 밝혀 있어서 삼국시대 고분 가운데 가장 확실한 왕릉이요, 유물이 되었을 뿐더러 그 내용은 88종에 2천5백여 점이나 된다.
부장품의 대다수는 장신구로서 52종에 약 2천5백점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장신구는 금·은의 귀금속으로 만들어졌으며 그중 금제품이 30종에 2천여 점이며 은과 함께 금을 사용한 유물도 적지 않다.
장신구 이외에는 청동 제품이 동경을 비롯하여 13종 24점, 이기류가 환두 태도 등 3종 5점, 도자기가 5종 9점, 목 제품이 머리 베개와 발 얹는대 등 5종 5점, 그리고 석수와 지석 등 기타가 10종 22점이다. 두침의 그림은 백제 회화의 첫 화적이고 또 옻칠의 관에도 그림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유물에는 육조의 영향이 짙어 당시 백제와 중국의 문학 교류상을 보여줄 뿐더러 일본 고분 문화와도 직결되는 점이 적쟎아 국내외 학계가 매우 귀중하게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유물이 발견 즉시 보조 처리와 조사 연구상 서울로 옮겨지게 되자 당시 공주 시민들은 분노를 터뜨려 제지했었다. 정부는 이점을 충분히 감안해 왕릉 유물 전시를 위한 건물의 신축을 서두른 것이며 진열 실조차도 그 취지에 한 왕릉 유물만으로 매웠다고 박물관 측은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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