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한강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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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울 시민들의 식수원이 되고 있는 한강은 생물적 산소 요구량 (BOD)이 6·35PPM에 이르고 있어 취수원으로서는 부적 하다는 것이 오래 전부터 지적되어 왔다. 노량진 취수구라든가 구의동 취수구 등의 대장균수도 허용량을 훨씬 상회하고 있고, 합성세제 등의 사용으로 정화 불가능한 이 물질들이 식수 속에 포함되어 있어 서울 시민들의 건강이 크게 우려되고 있음은 다 아는 바와 같다.
서울시는 이러한 식수원을 청정화하기 위하여 취수원을 팔당으로 옮기는 등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는데 아직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서울시는 이번에 우선 응급 대책으로서 한강 수질 보호책을 마련하고, 『환경 기준의 지역별 조정 조례』를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이러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게된 것은 한강의 수질 오염이 극에 달하여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서울 시민의 식수원이 되고 있는 한강은 중랑천과 정르천·욱천·탄천·사당천 등이 흘러들어 오염될 대로 오염돼 있다. 이들 하천은 공장 폐수와 가정 하수도 때문에 형편없이 오염되고 있는데 이를 정화하기 위하여서는 종말 처리장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서울시는 청계천 하류에는 종말 처리장을 마련, 하수를 정화하여 한강에 흘러보내기로 했으나 중랑천과 정룽천·욱천·탄천·사당천 등에는 예산 관계로 정화 장치를 마련하지 못하고, 공장에는 폐수 배출 기준을 만들어 규제하고, 가정과 사무실은 수세식 변소 사용을 권장하기로 하여 오염을 예방하기로 하고 있다.
서울시가 공장마다 폐수 배출 기준을 정하고 또 가정과 사무실에 수세식 변소를 권장한다고 하여 한강의 오염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음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일시적 미봉책에 불과한 것이며, 궁극적인 해결책은 취수원을 팔당으로 이전하고 하천마다 종말 리장을 만들어 정화된 하수만을 흘려보내는 길이며, 또 한강 하류에 「댐」을 만들어 한강의 수량을 조절해야만 한다.
서울시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행주에 「댐」을 건설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각 하천에 종말 처리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서울시는 공장 폐수가 가장 많은 안양천과 같은 하천에는 ①산소 공급으로 정화를 촉진시키는 하천폭기 시설을 만들거나 ②하류에 종말 처리 시설을 설치하거나 ③주변 공업 단지별 집단 정화 시설 등의 설치를 검토중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정화 시설은 비단 안양천뿐만 아니라 모든 하천에 필요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종말 처리장을 설치하는 경우에도 폐수 배출 기준은 엄격하게 규정하여 실시하여야 할 것이다. 각 공장에서 1백 PPM을 넘는 오물이 하수도로 흘러 내려가는 경우 그 하수도 주변에는 악취가 풍겨 생활 환경을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메탄·개스」등으로 인한 폭발위험도 있기 때문에 공장폐수의 규제를 보다 철저히 하여야할 것이다. 또 공장폐수로 인한 종말 처리장은 시비로 설치하는 것보다는 각 공장에 부담시키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로마·클럽」의 경고와 같이 인류의 종말을 앞당기지 않기 위하여서는 환경 오염을 철저히 예방하여야할 것이다. 옛날에는 청계천이나 사당천·욱천·정릉천 등에도 물이 맑아 생선들이 뛰어 놀았다는데 이제는 구정물만이 흐르고있는 딱한 형편이다. 서울시는 「템즈」강에 생선이 다시 뛰어 놀게 만든 「런던」시 당국의 공해 방지 대책을 배워서라도 서울의 하수인 정릉천을 비롯한 하천에 생선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도록 보다 철저한 환경 개선 정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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