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박해 속의「솔제니친」|AP 모스크바특파원 탐방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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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뉴오크4일AP합동】AP통신의「모스크바」특파원「프랭크·크리피우」기자는 4일 소련의「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저항작가인「알렉산드르·솔제니친」과 지난달 23일 회견하던 당시의 탐방기를 보내왔다.
회견이 허락된「크리피우」기자와「프랑스」의「르·몽드」지「알랑·야곱」기자는 지난달 23일「모스크바」의 한「아파트」에 있는「솔제니친」의 은거 지를 방문했다.
붉은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깃이 없는 헐렁한 옷을 걸친 54세의「솔제니친」은 AP기자가「르·몽드」지 기자보다 몇 분 앞서 그의 방문을「노크」하자 몸소「도어」를 열고 나와 기자를 맞았다.
그는 몇 분 후에 도착한「아곱」기자와 AP기자에게 미리 제출된 질문서에 답한 7천 단어의 답변서를 내주었다.
기자가「타이핑」된 이 답변서를 받아들고 훑어보고 있는 동안 그는 손수 차와 과자를 준비했다.
그는 답변서 이외의 질문에는 되도록 언급을 회피하면서 특히 정치적 화해라는 국면에 이르러서는 일절의 답변을 거부했다.「솔제니친」온 기자의 언성이 높다고 생각될 때마다『그들이 도청하고 있을 거야』하면서 번번이 경고하곤 했다.
감시와 박해 속에서 살고 있는 그는 휴식 속에 푹 파묻혀 있는 느낌이었으며 그의 목소리는 고음이면서도 생기에 차 있었다.
기자가『왜 입을 열기로 작정했소』하고 묻자 그는 핵 물리학자「안드레이·사하로프」 가 최근 비판의 소리를 높였음을 상기시키면서 자신의 답변을 대신했다.
방에는 그의 아내와 어린 아들이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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