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일제 야간 호구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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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0일이 지나도록 구로「카빈」강도사건의 실마리조차 못 잡고 있는 경찰은 3일 하오 6시부터 4일 상오6시까지 12시간 동안 전국 일제히 특별호구조사를 실시했다.
경찰은 범인의 은신처를 찾기 위해 가족변동 상황조사를 전국적으로 실시, 가구별 가족상황, 차고 등 차량관계 장소, 독립가옥 등 은신용의 장소, 주점·유흥업소, 자동차면허 소지자 등에 대한 집중 조사했는데 야간에 호구조사를 실시, 인권유린이란 비난을 받았다.
이날 김현옥 내무장관의 긴급 지시로 실시된 특별호구 조사에는 전 경찰력, 방범대원, 예비군 외에 새마을지도자, 이·동장, 시·군·면 직원 등 전 행정력이 동원돼 각 지역 경찰서장의 책임 지휘아래 진행됐으며 조사반은 이·동 단위로 1조씩 구성, 4일 상오6시까지 12시간에 걸쳐 검문·검색 등 철야조사를 강행했으나 사건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단서는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호구조사가 실시된 이날 밤 서울거리에는 갑자기 강화된 검문·검색으로 시민들은 놀란 표정들이었다. 시내 요소요소에는 경찰관과 방범대원들이 동원되어 지나는 각종 차량과 행인들을 검문했으며 동대문시장 등 문을 닫은 상가에도 검문이 실시됐다.
주택가의 개인차고 등에는 방범대원을 대동한 경찰관이 통금이 된 후까지 방문, 조사를 실시했다.
한편 치안당국은 서울등 각지방으로부터 보고를 받느라고 일손이 바빴고 일부 경찰간부들은 새벽에 긴급소집 된 호구조사결과 분석회의에 참석키 위해 통금에 발묶인「택시」를 동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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