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은닉처 집중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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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구로 공단 「카빈」강도 사건수사본부는 29일 범인이 지난 29일 밤 11시30분쯤 범행 「코티나」를 유기할 때 현장에서 30m쯤 떨어진 성산동 「버스」 종점에서 경찰관 2명이 검문 검색을 하고 있어 범인이 급히 차를 버리고 성산동 산18번지 골목을 통해 연희동이나 남가좌동 쪽으로 달아난 것으로 보고 일대에 수사망을 압축했다.
당시 검문에 나선 서대문경찰서 이 모 순경 등은 성산천 양쪽의 주택가에는 자가용차의 왕래가 잦아 범행차를 확인할 수 없었고 「버스」종점 쪽의 검문에만 열중했다는 것.
수사본부는 또 범행차량의 은닉처가 「코티나」유기장소로부터 차로 15분 거리 안에 있을 것으로 보고 반경 5km 이내의 성산, 망원, 합정, 동·서교, 연희, 창전, 서강, 남가좌동 등 일대에 대한 정밀수사에 나섰다.
서울시경 감식반이 유기현장에 처음 도착한 것은 26일 상오 0시30분으로 유기1시간 뒤. 이때 유기차의 「엔진」은 섭씨 10도 정도로 식어 있었다.
경찰은 범행 차가 유기 전에 10시간 이상 운행되지 않아 「엔진」이 완전히 식었을 것으로 보고 발견 당시의「엔진」온도와 같은 상태를 측정 실험한 결과 「엔진」가동시간은 15분이었다는 것을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범인이 유기 직전 반경 5km 이내의 곳에 차를 은닉했다고 추정, 일대의 차고·주차장·개인주택 등에 대한 수사를 폈다.

<범행차의 몰딩 제작회사 확인>
수사본부는 28일 범인이 범행 차에 부착한 「몰딩」(자동차 문 등에 붙인 「알루미늄」장식)의 「알루미늄」은 영등포구 구로동에 있는 대진금속 사제품으로 자동차부속품상 광기사(서울 중구 광희동263)에서 만든 제품임을 밝혀냈다.
이날 하오 광기사 주인 손가영씨(30)는 수사본부에 옮겨놓은 「코티나」를 살펴보고 「몰딩」의 절단된 모양이 자기제품인 것 같다고 말하고 8월 들어 영등포 일대의 자동차 부속상에 1백조를 팔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사본부는 29일 범행 차를 서울 시내 각 자동차 용품상에 보이기 위해 자동차대동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범인 보면 알 수 있다 피격 전씨 의식회복>
한강 성심병원 813호실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카빈」강도사건의 피해자 전기호씨(26)는 28일 하오 의식을 되찾아 29일 상오부터는 「묽은 미음」을 여섯 숟갈 정도 들기 시작했고 벙원 측의 허락으로 주위 사람들의 병 문안을 받고 있다.
전씨는 범인의 「몽타지」를 보고 비슷하게 그렸다면서 범인과 대면하면 충분히 알 수 있다고만 했다.

<새 목격자 나와>
수사본부는 28일 하오 범인과 비슷한 사람이 은행 창구와 은행 밖에서 서성거리는 것을 보았다는 새 목격자의 진술에 따라 범인이 차를 은행주차장에 세워놓고 은행 안에서 대상자룔 물색한 것으로 보고있다.
새로운 목격자인 유영기씨(31·제2수출공단 한국「마벨」사 직원)에 의하면 사고발생일인 25일 상오 11시15분쯤 기은 구로동 지점에서 직원들의 봉급 1천7백만 원을 인출하려고 기다리고 있을 때 범인 「몽타지」와 비슷한 청년이 은행대기실에서 출납구 쪽을 흘끗흘끗 쳐다보며 서성거리다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았다는 것이다.
유씨는 이 청년이 자기와 똑같은 색깔의 남방「샤쓰」를 입고 있어 유심히 보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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