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철강공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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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화학공업의 중핵을 이루고 있는 철강공업은 정부가 가장 힘을 기울이고있는 부문의 하나다.
그만큼 연관 산업에의 파급효과도 크고 투자규모도 엄청나 정부주도형 개발의 형태를 띠고있다.
지난 6윌 포항종합제철이 준공됨으로써 이제 겨우 출발점에 서게된 철강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가장 부문이므로 경쟁단위로는 단계적 확장이 불가피하여 정부의 제2제철의 건설에 집약되고있다.
당국의 추산으로는 72년의 조강 수요 2백 65만t이 76년에는 5백 84만t으로, 81년에는 1천 3백만t으로 각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에 상응하여 포항은 81년까지 7백만t 규모로, 제2제철은 1천만t 규모로 늘어나갈 계획이다.
이런 계획은 세계 철강산업의 사양화 현상과 일응 결부되고 있다.
5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시장의 60%이상을 차지하던 구미 4개국의 조강 생산이 60년대에는 50%, 70년에는 40%로 급격히 줄어들고 일본·소련 등의 진출이 현저해져 수출비중은 물론 수익률의 감소경향을 보이고있다.
구미 철강산업의 퇴조는 기술·설비 면의 우위상실과 경쟁력약화로 나타나 철강재 국내가격비율은 일본 1.0, 미국 1.7, 구주 1.4로 일본이 현저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밖에도 단위당 생산성의 정체와 이에 따른 인건비의 상대적인 상승경향이나 공해방지 비용의 기하급수적 증가도 철강선진국들의 사양을 결정적으로 촉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철강 1t 생산에 3t이상의 각종원료를 소모하는 철강공업은 대표적인 공해산업으로 일본만 해도 71년에 1천억「엥」의 공해투자가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선진 철강국들은 해외자본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한편 철강사업에 대한 정부의 개입도를 높이고 일부에서는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등 각양의 사양화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제철기술개발도 활발해져 직접환원공정의 기업화와 함께 원자력제철이 80년대까지는 실용화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철강공업의 시설은 공정별로 심한 불균형을 보여 72년 5월 현재 제선·제강·압연 시설비율은 6%·30%·64%로 압연부문에만 집중되어있다.
이에 따라 고철·「핫·코일」등 중간소재의 수입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일관공정시설을 갖춘 곳이 거의 없고 그나마 시설규모도 종합제철을 제외하고는 지나치게 영세하며 낡은 기계들이다. 1백만t 규모의 포항제철가동으로 이제 겨우 철강공업의 체계화가 시작된 셈이나 아직도 국제단위와는 거리가 멀어 정부는 포항제철의 단계적인 확장과 함께 제2제철의 건설을 추진하고있다. 포항제철은 76년까지 2백 60만t으로, 80년까지는 7백만t 규모로 늘릴 계획인데 2억 2천만 불이 소요되는 1차 확장공사는 오는 12에 열연공장부터 착공된다.
1차 소요외자는 대일 차관으로 1억 3천 5백만 불, IBRD에서 5천 3백만 불, 오스트리아 차관 3천만 불로 조달할 계획으로 교섭중인데 대일 차관 중 4천 5백만 불은 수출입은행 차관으로 확정되었고 나머지 9천만 불은 9월의 한일 각료회의에서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낙동강 하구에 입지 될 예정인 제2종합철강은 76년도에 착공, 81년까지 5백만t 규모로 건설한 뒤 85년까지는 1천만t으로 늘릴 계획 아래 실수요자를 찾고 있다. 1차 설비에만 내외자 3천 6백억 원이 소요될 이 산업은 외국자본과의 제휴가 불가피한데 국내 유수의 재벌들이 관심을 갖고 막후에서 사업성을 검토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흥국계의 서정귀씨, 화신산업의 박흥식씨 등이 이 사업을 맡기 위해 「US·스틸」 등과 자본제휴 교섭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아직은 모두 검토단계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공장이 모두 완공될 경우 소요될 원료를 어떻게 확보하며 선진국의 수입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철강시장에서 4백만t의 수출을 실현하는가 이다.
원료만 해도 5백만t 규모의 정상가동에는 7백만t의 철강석(8천 4백만 달러)과 3백 50만t의 원료탄(8천 4백만 달러)을 수입해야된다. 또 80년대에 원자력 제철이 외국에서 실용화될 경우 현재 계획중인 고로 ILD체계가 낙후될 우려도 없지 않다. 공해의 대형화라는 달갑지 않은 부산물도 충분히 고려의 대상이 되어야할 것이며, 기존 군소 공장과의 계열화도 사전에 검토되어야할 것이다.

<김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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