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한과 교섭의향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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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윌리엄·로저즈 미 국무장관은 20일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제의를 전폭 지지한다』고 말하고 『유엔에서의 이중대표는 현실적으로 남북간의 큰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나 궁극적인 남북통일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저즈장관은 이날 아침 이한에 앞서 조선호텔에서 가진 내외기자 회견에서『 유엔 가입을 예컨대 연방형태가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주장은 유엔 가입을 지연시키려는 책략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6·23 선언직후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에 반대하며 연방제를 만들어 단일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저즈장관은 북한과 어떤 교섭을 가질 의향이 없다고 말하고 만약 서방국가들이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하려 한다면 동구 및 사회주의자들이 한국과 외교 관계를 갖기를 원하며 서방측이 호혜주의를 추구해야 하는 점을 명심하도록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로저즈 장관은 회견에 앞선 이한 성명을 통해 『가능한 적당한 시기에 한국을 통일한다는 근본 목적을 절대로 포기함이 없이 남북한이 유엔 회원국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외교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로저즈 장관부처 일행은 2박 3일의 체한 일정을 마치고 20일 상오 9시 20분 특별기 편으로 하와이로 떠났다.
그는 하와이에서 21일 가일러 미 태평양 사령관과 한국 지도자들과 토의한 안건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다. 로저즈장관의 회견요지는 다음과 같다.
▲문=미국이 지지하는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이 한국통일에 장애가 되지 않겠는가.
▲답=그렇지 않다. 유엔 동시가입은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한반도에 두개의 정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궁극적 통일을 위한 현실적 단계라고 생각한다. 어떤 연방형태가 될 때까지 기다리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는 세계 여러 나라가 모든 국가를 현실 그대로 인정하는 보편성 원리에도 부합된다.
▲문=미국은 28차 유엔 총회 전에 북한과 어떤 대화를 가질 예정인가.
▲답=없다. 현재 한국이 적십자 회담 등을 통해 북한과 대화를 가지는 것은 적절한 조치이며 미국은 별도 접촉계획이 없다.
▲답=동시가입지지는 북한의 연방제를 배격하는 것인가.
▲답=동시가입지지는 분명히 두개의 정부를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현실을 인정하는 것뿐이다. 한반도에 두개의 정부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연방제도는 반대한다. 그러나 한국민의 궁극적 목적인 통일에 반대하지 않는다.
▲문=미국은 수원국이 언론·출판·신체 정치적 자유를 어느 정도 허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가.
▲답=물론 관심이 있다. 미국은 우리가 보는 이상적 정부가 어떤 것이냐에 대해 비공식적으로는 얘기한다. 그러나 다른 전통·다른 이상을 가진 다른 국민은 정부·국민간에 다른 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외교 채늘을 통해 미국의 견해를 전하고 상대방의 견해를 들을 뿐 공개적 비난을 않는 게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문=미국의 대북한 정책과 북한 여행 제한에 대한 견해...
답=일반적으로 미국은 모든 국가간 외교정책에 찬성한다. 다만 한국의 경우 그것은 호혜적 기초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반도에 두개의 정부가 있는 것은 분명하며 우리는 두 정부와의 외교관계가 유익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의 정책은 북한을 인정하거나 외교 관계를 갖기를 원한다면 사회주의국가들이 한국과 외교 관계를 갖도록 그러한 정부들을 고무할 것이며 서방측 정부들이 외교관계 수립에 있어서 호혜주의를 추구해야 하는 점을 명심하도록 촉구하겠다.
▲문=미·소 정상회담에서 한국 문제가 논의 됐는지, 한국의 대 공산권 문호 개방정책에 대한 전망은.
답=미·소 정상회담에서 한국민에 불리한 협정이나 약속은 없을 것이며 한국이익에 상반되는 문제가 토론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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