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훈, 내년엔 선수 겸 감독|재기 노리는 일 투척「플라이어즈」의 개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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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본 「프로」 야구의 타격왕인 「닛다꾸」「플라이어즈」의 주장 장훈 선수가 내년부터는 선수 겸 감독으로 출발하리라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같은 「닛다꾸」의 획기적인 구단 개편은 너무나도 올 「시즌」의 전기 성적이 부진하기 때문.
작년까지 「도오에이」 (동영)에서 관리해오던 「플라이어즈」는 올해부터 「닛다꾸」에서 인수, 구단 명칭도 일척 「플라이어즈」로 바꾸고 전기·후기의 둘로 갈라진 「퍼시픽·리그」서 최소한 1기의 우승을 목표로 거창한 출범을 했다. 그러나 4일 현재 「닛다꾸」는 장훈 선수 개인만이 4할대를 「마크」하다가 3할8푼8리로 최고 타율을 올리고 있을 뿐 구단의 성격은 6개 구단 중 최하위.
이같이 「닛다꾸」가 최악의 「슬럼프」에서 저미하게 된 과정에서는 「에이스」 김미홍 투수가 경고 처분을 받았고 백인천이 2군으로 전락했는가 하면 주포인 「오오스기」 (대삼)가 태만한 「플레이」를 보이는 등 선수 관리의 허점이 그대로 나타났다. 「닛다꾸」의 구단주인 「니시무라」 (서촌)씨는 「팀」의 성적이 구단 사상 최악에 접어들자 『야구는 기술이 10%, 선수 관리가 90%』라 공언하고 현재의 구단 운영측에 책임을 돌리면서 후기 「시즌」부터는 「니시무라」 자신이 구단 운영에 직접 참여 할 수 있는 총감독에 취임하고 현 감독인 「다미야」 (전궁)를 해임, 그 후임에 2군 감독인 「도바시」 (토교)를 앉히겠다고 말했다.
「니시무라」 구단주로서는 당장에 장훈 선수를 선수 겸 감독으로서 기용할 뜻이 있지만 장훈 선수가 일본 최초로 4할대의 타율을 노리기 때문에 올해는 그 뜻을 이루게 북돋워 주고 내년부터 감독으로 기용할 방침이라고 밝혀 그로서는 장훈 선수를 퍽 아끼면서도 내년에는 그들 중용하여 구단의 성적을 올리자는 속셈이다. 「니시무라」 구단주는 야구의 문외한. 부동산업에 손대기 전에는 경찰관으로 유도·검도의 유단자였고 탁월한 경영 관리로 벼락 부자가 된 정력적인 사업가다.
일본 야구계에서는 「니시무라」 구단주가 자신이 총감독이 되고 장훈 선수를 감독으로 승격시키겠다는 등 폭탄적인 선언에 경이를 표시하고 있지만 그의 신념에 넘쳐 있는 선수 관리, 야구 문외한으로서의 「야구 철학」에는 기대를 걸어보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퍼시픽·리그」서는 「닛다꾸」가 최하위에서 맴돌고 있지만 교포인 김전정일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2위로 1위인 「낭까이」를 맹렬히 추격, 2, 3일 안에 전기 우승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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