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연이은 해외 수주 … 태양광 세계 1위 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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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큐셀코리아가 지난 10월31일 포르투갈 몬트모르오노보에 준공한 태양광 발전단지. 축구장 155개 크기의 이 발전단지에는 한화의 태양광모듈 7만4000장이 사용됐다. [사진 한화그룹]

지난 10월말 유럽의 서쪽 끝 포르투갈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하나 진행됐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계열사인 한화큐셀코리아가 수도 리스본 인근 몬트모르오노보에 세운 태양광 발전단지 프로젝트 준공식이 진행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한화의 유럽 진출 신호탄과도 같은 사업이다.

 한화는 현지 업체인 마티퍼 솔라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17.8㎿의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를 만들었다. 발전단지에는 한화솔라원의 태양광 모듈 7만4000장이 사용됐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지역 주민 2만4800여 명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용량으로, 연간 1만9300t의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 발전단지의 면적은 111만㎡(33만5000평)로 축구장 155개 크기에 달한다.

 한화는 독일 큐셀을 인수하면서 단번에 2.4GW의 셀 생산능력으로 태양광업계 세계 3위의 지위에 올라섰다. 큐셀의 인수는 중국 공장에 편중돼 있던 한화의 셀 생산역량을 독일과 말레이시아 등으로 다변화했다는 의미도 있다. 특히 첨단 설비를 자랑하는 말레이시아 공장의 경우 생산성 향상의 견인차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사이버자야에 자리잡은 공장은 100% 무인자동화시스템과 세계 최저 수준인 0.0025%의 불량률을 자랑하는 최첨단 공장이다. 한화큐셀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한화케미칼이 유상증자를 통해 한화큐셀에 2000억원대의 투자를 단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화는 새 설비들과 투자를 발판 삼아 본격적으로 유럽 등 신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화는 시장 다변화를 통해 세계 1위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화는 실제 올들어 영국의 태양광 업체 왁스만 그룹과도 태양광 모듈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영국은 태양광 발전을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의 핵심으로 보고 2020년까지 설비 용량을 20GW로 확대할 계획을 세운 곳이라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은 지역이다.

 이같은 유럽 공략의 지휘봉은 김승연 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이 쥐고 있다. 지난 8월 현직에 부임한 김 실장은 유럽을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다양한 신시장 개척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화는 현재 유럽 외에도 일본과 북미, 칠레, 터키, 태국 등 신흥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에는 특히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업황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돼 사업 전망이 한층 밝은 상황이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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