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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걸음치는 한국 농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한국농구를 이 이상 방치해 둘 순 없다』-.
1일 장충체육관에서 폐막된 제2회 대통령배쟁탈남녀농구대회를 지켜본 농구애호가들은 한결같이 이같이 느끼고 있다.「팬」들은 이제까지 우리나라와 기술 차가 컸던 자유중국의 남녀「팀」이 비록 우승권에서는 벗어났지만 경기과정에서 엊그제 보여온 수준이하의 부진을 씻고 우리나라와 손색없는 기량을 발휘하는 것을 의미깊게 보고 느끼고 있다.
중국의 남자「팀」비타는 중국에서 1, 2위를 다투는 강「팀」이라고 하지만 평균연령이 우리나라 실업「팀」보다 현저하게 젊다.
그럼에도「홈·그라운드」의 잇점을 갖고있는 한국의 강호 산은·한은을 세 차례나 격파, 놀라운 기술의 향상을 보였다.
또한 여고선수 주축의 국태인수「팀」도 실업「팀」들과 대등하게 싸워 결승「리그」까지 진출한 것은 과거 한·중 친선경기에서 늘 전패의 고배 만든 것과는 큰 차이를 나타낸 것이다.
69년도에 처음으로 아시아패권을 잡은데 이어 70년「아시아」대회에서 우승,「아시아」의 정상을 누렸던 한국남자농구는 안이한 자세를 취하다 1년만에 일본과「필리핀」에 무릎을 끓어 3위로 전락,「뮌헨·올림픽」행「티키트」마저 놓쳤었다. 게다가 자유중국의 대표「팀」에마저 연장전에 겨우 이기는 곤욕을 치렀었다.
그럼에도 1년이 지난 지금 한국농구는 해마다 줄어드는 농구「팬」,심판의 권위하락, 농구지도자들의 안하무인격인「벤치·매너」,지방「스포츠」의 위축, 협회의 예산부족과「매너리즘」에 의한「농구행정 부재」등으로 침체와 쇠퇴의 길만 걸어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같은 인기종목의 축구와 야구, 그리고 배구·탁구 등이 점차「붐」을 일으키고 있는 것과 현격한 대조가 되고 있다.
「필리핀」은 오는 12월「마닐라」에서 열릴 아시아 선수권대회에 대비, 지난 4월말에 이미 대표 선수단 선발을 마치고 합숙훈련에 돌입했다고 한다.
같은 상하의 나라로 1년 내내 농구를 즐기는 자유중국도 60년대의 침체기를 완전히 벗어나 수도 경북엔 장충체육관 같은 규모의 실내체육관을 70년 이후 3개나 건립, 현재엔 6개나 돼 농구발전의 좋은 여건을 마련했다.
최근 유엔에서 축출된 후로는 매년「유엔」회비로 바쳤던 예산 전액을 농구에 투입, 정부가 강력하게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기금이 없는건 물론 협회내 사무직원 봉급도 수개월째 밀리는 빈약한 한국농구협회의 실정을 볼 때 하루 빨리 농구재건을 위한 대책이 아쉽게 느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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