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영상 벤처들' 전주에 둥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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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 중노송동 멀티미디어기술지원센터 3층의 '쓰리디컴넷'. 30여명 직원들이 지난 1년간 온갖 정성을 쏟아 만든 3D게임 '유니버설 코만도'의 출시를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하느라 손놀림이 분주하다.

이 회사 김종길(43)사장은 "주인공이 1인칭, 3인칭으로 자유롭게 변환할 수 있고 문자뿐 아니라 음성 채팅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밀리터리 슈팅 게임이라 온라인 게임시장에 새로운 돌풍의 주역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멀티미디어기술지원센터에는 현재 게임.영상 관련업체 10여개가 입주해 있다. 여기서 5백m쯤 떨어진 대우빌딩 16~17층에는 애니메이션.디지털콘텐츠 제작업체 등 30여개가 둥지를 틀고 있다.

전주시가 이들 정보영상벤처타운을 조성한 것은 1998년. 전통문화예술도시의 인프라와 주변 대학에서 배출되는 정보통신인력을 활용한 '21세기 정보.영상산업 메카'를 선언하면서부터다.

전주시는 보증금 평당 12만원, 전기요금.인터넷사용료 등이 포함된 관리비 월 1만8천원에 불과한 사무공간을 마련했다.

또 고가의 개발장비 부담없이 연구.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는 지원체제를 구축했다.

사람.동물의 복잡한 동작을 실감나게 잡아낼 수 있는 5억원짜리 '모션캡처'를 비롯해 첨단 영상편집 장비, 웬만한 방송국 시설을 뺨치는 음향.영상 편집실 등을 갖춰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침대까지 갖춘 남녀 수면실도 있다.

이같은 조건과 혜택이 알려지면서 입주희망 기업들이 줄을 서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2개 업체를 모집하는데 11개가 몰려 5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A&B 드림디지털의 안계정(52)대표는 "지자체의 전폭적 지원과 체계적 관리시스템, 주변의 맑고 깨끗한 환경 등이 어우러진 '벤처의 요람'"이라며 "서울.수도권의 업체들이 최근 짐을 싸 이곳으로 내려오는 역귀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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