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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연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얼마 전 유방암 진단장치인 「매모그라피」촬영에서 청상으로 판명된 1백28 예의 비 임부를 골라 그 유방의 크기와 모양을 조사분석한 일이 있다.
여러가지 흥미 있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그 가운데 우리나라 여성들의 유방은 서양 여성들 것과는 달리 남성을 압도할 만한 정도로 크지 않다는게 특징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참외 만한 크기였다. 20대 여성들의 평균치를 보면 가로지름이 20·3㎝, 세로지름이 13·3㎝. 그야말로 동양적인 크기라고나 될까.
물론 대부분의 기혼여성이고 또 실측수가 아니니까 이론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 어떻든 우리나라 여성들에게서 바가지만큼 큰 유방을 발견 못했던 것은 못내 아쉬운 일이었다. 「런던」의 어느 보험회사는 「할리우드」의 여배우가 지닌 바가지(?)에 5만「달러」를 걸었다니 말이다.
현대인들이 큰 유방을 동경하는 심리적 배경은 무엇일까. 유방만이 마지막 남은 여성들의 상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사랑들이 많다. 짧은 머리에다 바지를 입는 것까지는 좋다고 하더라도 축구를 하고 「레슬링」까지 하는 여성들에게서 어떻게 여성미를 찾을 수 있겠느냐는 주장인 것 같다.
유방의 크기와 모양은 기후·풍속·개인습성·나이·체격 등에 따라 달라진다. 미학적으로 보아 가장 아름답다는 「발리」섬 아가씨들의 유방은 열기 때문에 이내 시들어 버리지만 북「아시아」지역의 여인들은 젊었을 때의 크기와 호응을 늙을 때까지 자랑한다고.
「바간다」여인들의 유방은 유난히 길어서 어깨너머로 또는 겨드랑이 밑으로 들려 등에 업힌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가 하면 「아마존」여인들은 활을 쏘기 위해 오른쪽 유방을 잘라버린다고 한다. 「로마」병사들은 애인들의 유방을 본따 술잔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안토니」의 술잔은 바로 「클래오파트라」의 유방이었다는 것. 「프랑스」의 유명한 「세브르」 도자기 공장의 우유 잔은 「마리·앙톼넷」의 유방이었다.
「고딕」시대의 유가인 「크라나흐」가 사과만 하게 그렸던 유방을 「루벤스」같은 「르네상스」화가들은 배만하게 그린 것은 시대에 따른 미의식의 변경을 보는 듯 해서 흥미롭다.
그러나 저러나 「브러지어」라는 가짜 유방 때문에 오진하는 수가 많으니 탈이다. 【이장규<원자력연구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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