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인, 동양적 인상 일상생활은 검소…육류 매우 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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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소련에 입국했던 연출가 유덕형씨(36)가 7일 낮 12시 JAL기편으로 동경경유 김포공항착 귀국했다.
유씨는 「트랩」을 내리면서 『관념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 우리가 못갔던 세계에 갔다오니 감개무량하고 기쁘다』고 귀국소감을 말했다.
짙은 밤색 「싱글」에 장발을 한 유씨는 조금 여윈 얼굴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나라 「매스컴」의 끈질긴 추적에 적잖게 놀랐고 이 때문에 전화를 받느라고 밤잠을 못 자 고생했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이나마 유씨 자신에 비친 소련사회는 『부정적이기도 하고,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김포세관에서 간단한 휴대품검사를 마친 유씨는 소련을 방문했지만 그곳 기념품은 하나도 못사왔다며 소련서 찍은 「필름」은 해외대사관에 일부 맡기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공항에는 유씨의 아버지 유치진씨(69·「드라머·센터」소장)와 부인 「재니스」씨와 장남 태균군·장녀 미아 등 가족이 마중 나왔다.
【동경=박동순특파원】「모스크바」에서 열린 ITI(국제연극협회)회의에 7일 동안 참석한 뒤 귀국길에 동경에 들른 유덕형씨는 소련에서 머무른 짧은 기간이 그에게는 『가장 긴 시간』처럼 느꼈다고 말하고 긴장과 불안의 탓이었는지 매우 피로한 기색이 역연했다.
유씨는 소련에 다녀와서 다시 서울에 돌아가려 하니 『자유』가 무엇인지 새삼 깊게 느끼게 되었다고 말하고 이것은 아마도 체제가 다른 사회의 부작용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소련사람들의 성격은 매우 내향적이어서 서양적이라기보다는 동양적인 인상이 짙었다』고 말했다.
자기는 연극인이었기 때문에 연극에 대한 것을 유심히 관찰했는데 소련 연극은 수준에서 볼 때 60년대의 서구의 그것에 비교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련사람들의 소비생활은 매우 검소한 것처럼 느꼈고 식생활에서는 육류가 매우 부족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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