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 품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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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변호사는 매력 있는 직업 중의 하나이다. 정의를 옹호하는 그의 명쾌한 웅변은 많은 사람의 선실을 자아낸다. 그는 또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다. 실의에 빠진 사람에게 용기를 주며, 권리를 잃은 사람에게 그것을 찾아 주며, 불안과 공포에 빠진 사람에겐 평안과 위로를 주기 때문이다. 초조한 영혼에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은 의사나 성직자의 경지를 생각하게 한다.
따라서 변호사는 남다른 도덕적 결단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정의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올바른 양심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전통 국에선 변호사라는 직업을「트레이드」나「비즈니스」와 구별한다.「프러페션」으로 대우한다. 「프러페션」은 공공 봉사의 정신을 존중하는 직업을 못한다.
독일의 문호「괴테」, 영국의 철학자「프란시스·베이컨」, 미국의 대통령「에이브러햄·링컨」은 모두 역사적인 인격자로 인류의 존경을 받고 있다. 이들이 변호사 출신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러나 변호사도 엄연히 직업인이라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물질적인 이익이 없는 도덕적인 이익만의 추구는 환상적이다.
영국과 같은 나라는 이런 것을 제도적으로 극복하고 있다. 이미 13세기부터 그 전통을 쌓아 왔다. 이것을「배리스터」(Barrister)제라고도 한다.「배리스터」지망자들은「더·인스·오브·코트」(The Inna of Court)에서 마치 신학교와 같은 과정을 밟게 된다.
「인스」(요)에선 학기마다 6회 이상의「디더」(만찬)를 베풀어 덕망 가의 덕 설을 듣는 등 면밀한 예절·교양·신망을 부단히 쌓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과점에서「배리스터」는 인격 있는 신사로서 인간적인 수양을 하게 된다.「배리스터」는 변호사이지만 그는 법률 이론가의 역할로써 만족한다. 물론 그 법률적 논리는 그의 인격과 교양과 학식의 품위에서 우러나오는 진지하고 성실한 이론에 기초를 두고 있다.
「배리스터」를 보좌하는 변호사(?) 는 따로 있다. 그를「실리시터」(Solicitor)라고 한다. 말하자면 법률가의 경영을 맡아서 한다. 법원에 출입하거나, 또 호소 인과의 물질적 거래는 온통「실리시터」가 맡아서 한다. 따라서 법률적 이론과 그 실무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독단적인 횡포나 독선은 있을 수 없다.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근엄한 제도는 법률의 도덕적인 집행을 강요하며, 정의의 편에 서 있는 사람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다.
우리 사회에선 변호사의 품위 손상이 끊임없이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또 다시 업무 정지 신청의 대상자가 된 변호사가 있었다. 우리야말로 무슨「도덕적인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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