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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사설] 만델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만델라는 세계적인 흑인 인권운동가다. 그가 세상을 뜨자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애도를 표했다. 정치적 입장이 달라도 만델라를 칭송하는 목소리는 하나다. 그가 살아온 삶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닿아 있고, 우리가 나아가려고 하는 이상과 같기 때문이다.

 그가 태어났을 당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흑인에게 선거에 참여할 권리를 주지 않았다. 평화로운 저항의 한 방식으로 출근하지 않으면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경찰이 평화시위를 하는 흑인을 향해 발포해 18명이 죽기도 했다. 결국 그는 법 안에서 저항을 할 수 없다고 보고, 무장투쟁에 나서게 된다.

 만델라 투쟁 노선은 비폭력 저항을 한 인도의 간디나 미국의 마틴 루서 킹과 달랐다. 간디는 영국의 군사력이 인도보다 훨씬 셌기에 무력으로 저항하지 않았다. 마틴 루서 킹은 미국에서 흑인이 백인보다 훨씬 수가 적기에 백인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흑인 인권 해방이 어렵다고 보고 폭력 투쟁 노선을 선택하지 않았다.

 만델라는 비폭력으로 저항하는 일이 불가능했기에 폭력을 선택했다. 그러나 억압하는 백인 정권을 물리치고 대통령이 됐을 때 그는 예전에 흑인을 괴롭힌 백인에게 복수하지 않았다.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만들어 가해자가 자신의 죄를 고백하게 하고 피해자는 가해자를 용서했다. 이 과정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큰 감동과 영감을 주었다. 만델라는 자신이 약자로 저항할 때는 폭력을 썼지만, 권력을 얻은 뒤에 폭력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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