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무장공비 3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북한은 7·4공동성명을 공공연히 위반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대화를 고의적으로 저해하고있다.
북한은 벌써 오래 전부터 휴전선상에서의 도발을 비롯해서 대남 중상·비방을 재개해왔었다. 또 그들은 지금까지 5차에 걸친 남북 적십자회담과 4차에 걸친 조절위원회 회의가 있었으나 여기서도 상투적인 정치 선전을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다.
이 중에서도 북한이 무장도발을 계속 감행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은 매우 중대시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7·4공동성명을 유린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대화의 장래에도 암영을 던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7·4공동성명은 명문으로 『크고 작은 것을 막론하고 무장도발을 하지 않으며 불의의 군사적 충돌사건을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음을 밝히고 있다.
이것은 남북사이의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신뢰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모든 것에 우선하는 조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지난 3월5일에도 제주 우도에 무장간첩을 투입시켰고, 또 뒤이어 3월7일 휴전선에서는 아군에 대한 불법적인 사격을 감행했었다. 그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17일에 또다시 알려진 것만으로도 세 번째의 무장공비를 침투시킨 것이다.
북한의 거듭되는 이 같은 무장도발행위는 결코 우발적인 것은 아니다. 그들은 대화에 아랑곳없이 이미 짜여진 계획아래 그들의 일방적인 이른바 「남조선적화혁명」을 획책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때문에 그들은 대화에 있어서 마저 그 여건을 형성하기에 급급하고 있는 것이 역연하다.
단적인 예로서 인도적인 적십자회담에서는 그와 전연 무관한 반공법·국가보안법 등의 철폐를 요구하는가 하면, 조절위원회의에서는 주한미군 철수·군축·평화조약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것은 다같이 대화의 진전을 목적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대한민국을 동요시켜 그들이 노리는 이른바 「남조선혁명」이라는 전략적인 목적을 달성해 보자는 데 있다.
7·4공동성명 이전이나 이후나 북한의 태도는 거의 다른 것이 없다. 만약 북한이 민족의 염원인 조국의 평화통일에 조그만큼 이라도 성의가 있다면 무엇보다도 그동안 남북간에 이루어진 제 합의를 철두철미 이행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북한은 대화의 기반을 고의적으로 저해하는 무도한 도발을 중지해야 하며, 특히 재개된 대남 중상·비방은 물론 무장도발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
끝으로 무장도발을 계속하는 한 남북대화의 장래는 어둡다고 할 수밖에 없으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당국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여기에 다시 한번 북한당국의 맹성을 강력히 촉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