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국가와 이념 초월 관계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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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박동순 특파원】김용식 외무장관은 13일 하오 29차 「에카페」 총회에서 수석대표 기조연설을 통해 지역협력의 중요성과 이 지역에 불기 시작한 화해의 기운을 강조하면서 『이념이나 정치제도상에 어떠한 차이점이 있더라도 이를 초월해 한국 정부는 호혜원칙에 입각한 모든 국가와의 관계개선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관계기사 3면에>
김 장관은 『한국 정부가 경제적·사회적 제도가 상이한 국가와도 통상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몇 가지 조치를 취했다』고 말하고 『이념이나 정치제도에 관계없이 모든 국가와 상호 유익한 입장에서 교역을 증가할 의향을 가지고 있다』고 명백히 했다.
하오 3시17분부터 20분간에 걸친 연설에서 김 장관은 『화해의 기운은 「에카페」에 있어서의 새 대표단의 참가로 이 회의장에서도 엿볼 수 있다. 참여는 협력의 시작이다. 그들의 「에카페」 참여가 통상 및 경제협력을 촉진하고자 노력하는 「에카페」의 앞날에 새로운 길을 여는데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는데 이는 중공을 지칭하는 것이 명백했다.
김 장관은 한국이 월남전후 복구노력에 능력껏 참여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면서 앞으로 있을 다자간 무역협상과 국제통화개혁에서 개발도상국의 개발필요성이 간과되어서는 안되며 주요공업국들의 자국치중경제정책에 비추어 개발을 위한 지역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런 당면문제와 도전을 해결·극복하기 위한 「아시아」인의 공동 운명감과 확고한 결심에 기초한 지역적 결속을 특히 강조했다.

<김 외무 에카페 연설 요지>
김 수석대표 연설의 그 밖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에카페」를 통해 우리는 지역적인 동질성과 친근성을 인식하게 됐고 또 다양성을 가지고 지역적인 총화를 이루어 나가는데 성공했다.
오늘날 우리는 경쟁 대신에 협조, 불화 대신에 조화가 점점 크게 요청되는 세계에서 살고 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협력의 위대한 가치를 배웠다. 또한 한 나라의 평화와 번영이 이웃나라의 평화와 번영에 영향을 크게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작년 이후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국가간의 관계가 많이 정상화되었고 월남전이 종결돼 적대관계가 퇴조함에 따라 화해의 바람이 힘차게 불기 시작했다. 이 마당에서 우리는 월남휴전협정이 충실히 이행되고 또 전쟁에 파괴된 월남의 재건과 복구를 위해 모든 노력이 경주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모든 국가가 평등과 호혜원칙을 준수하고 서로의 영토보전과 정치적 독립을 존중할 때 비로소 진실한 평화와 번영이 가능하다는 신념을 새로이 해야겠다.
역내 국가간 공동 노력이 요청되는 것 중 특히 무역증진·인구문제·농업 개발에 최우선을 두어야 한다.
우리 나라는 제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서 농촌 구매력 증가를 위해 농촌 개발에 우선을 두었으며 농촌경제 근대화의 일환으로 새마을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과거 26년간 「에카페」의 모든 시도와 착오는 이런 지역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지역적 결속에 입각한 다각적 해결방법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 대표단은 회원국에 대해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지역적 결속을 더욱 굳게 하는데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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