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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글 "북, 예측 불가능" 뎀프시 "장성택 처형, 도발 전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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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오른쪽)이 19일(현지시간) 척 헤이글 국방장관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장성택의 처형이 북한 도발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 AP=뉴시스]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공개 처형을 계기로 미국 정부 내에서 북한의 도발을 우려하는 인사들이 늘고 있다. 또 내년에 세계 평화를 위협할 주요 변수 중 하나로 북한을 꼽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19일(현지시간) 펜타곤(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장성택 처형과 관련해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그런 행동은 긴장을 고조시키고 모든 사람을 우려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헤이글 장관은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나라에다 매우 불투명한 국가”라며 “외부 세계와 연결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예측 불가능한 행동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일어나는 예측 불가능한 사건은 한마디로 전혀 반갑지 않다”고 했다. 헤이글 장관이 장성택 처형사건이 발생한 뒤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한 건 처음이다.

 특히 헤이글 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에 배석한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독재자들에 의한 이런 종류의 행동들은 종종 도발의 전조(前兆)가 된다”고 강조했다. 뎀프시 의장은 “내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미국 외교협회(CFR)는 이날 발간된 ‘2014년 예방 우선순위’ 보고서에서 북한의 도발과 체제 불안정을 가장 조심해야 할 위협 중 하나로 꼽았다. 보고서는 CFR 산하 방지행동센터(CPA)가 1200여 명의 미 정부 당국자와 외교 전문가, 학자 등을 대상으로 향후 1년간 발생할 수 있는 위기나 분쟁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 그 결과를 집계한 것이다. 보고서에서 가장 우려되는 1등급 위협에는 북한의 위기를 포함해 시리아 내전 악화, 아프가니스탄 폭력 사태, 요르단의 정정(政情) 불안, 미국 본토에 대한 테러 공격 등이 선정됐다.

 이 중 북한의 위기는 발생할 가능성은 중간 정도이지만 그로 인한 충격은 매우 높은 5대 안보 위협의 하나로 분류됐으며, 최우선적으로 억지할 대상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군사도발이나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위협 등으로, 북한으로부터 위협이 생겨날 수 있다”며 “이미 북한은 지난 2월 핵실험을 강행한 데다 핵무기 5개를 생산하기에 충분한 플루토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고 적시했다.

보고서는 또 “이번 조사 이후 김정은의 고모부이자 2인자였던 장성택이 처형됐다는 건 북한 내부의 정치적 불안이 그만큼 위험하다는 사례”라고 적었다.

 한편 버웰 벨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가까운 시일 내에 4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벨 전 사령관은 “북한이 핵 보유국임을 과시하고 한국과 미국을 계속 위협하기 위해서라도 내년 여름 이전에 반드시 추가 핵실험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장성택에 대한 전격적인 사형 집행은 안보환경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라기보다는 북한의 위험성을 보여 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며 “미국과 한국은 종합적인 방어계획을 갖추고 치명적 도발에 대비하는 데 최대한의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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