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2, 3년 안에 정복될 수 있다"-화제를 일으킨 일본의 좌등일영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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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박동순특파원】『암은 2, 3년 안에 정복될 수 있다』는 한 일본인 암 전문가의 충격적 발언이 지난주 외신에 의해 보도된 후 「굼마껭」(군마현) 「다까사끼」(고기)시의 국립 고치병원에는 각국에서 기대에 찬 문의가 빗발치듯 몰려들고 있다.
발언 당사자인 고기병원 방사선과장 「사또·이찌에이」(좌등일영)박사는 찾아간 기자에게도 다시 한번 이 점을 자신있게 강조했다.
그러나 거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있었다.
효과적인 암 정복전쟁을 펼치는데 필요 불가결한 연구비·연구시간 및 인간협력 등의 요건이 망라된 하나의「종합적 체계」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체계가 완전히 마련된 시점서부터 2, 3년이면 암 치료와 예방의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 「사또」박사의 소신이다.
「사또」박사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조기발견해서 치료하는 이외의 효과적인 암 치료법은 없었으며 이를 조기발견 하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암 발생원인을 규명, 진행중인 암을 치료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이 강구돼야하며 이를 위한 효과적 연구체계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체계는 돈만으로도 안된다. 돈만의 문제라면 1인당 연간1천만「엥」가까운 연구비가 지급되는 미국의 부(일본의 약10배)에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각 분야의 과학자들, 즉 의학자뿐 아니라 물리화학자까지도 망라하는 학문하는 자들의 강력하며 또한 수준이 국제적인 협력체계가 갖추어지고 이들 다수 학자들에 의한 집중, 협동연구의 시간적 집적과 적정한 연구의의 뒷받침이 있으면 「나머지는 시간문제」라는 얘기다.
작년 12월에 독자적인 암 치료법의 이론체계를 밝히고 올해 들어 지난 1월에 임상치료 예에 관한 중간보고를 발표, 각계의 주목을 끌기 시작한 「사또」박사는 『동물실험이 가능한 위암·유암 등의 임상치료에서는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어 자신을 얻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의술은 명인기가 아니기 때문에 누가 시술하더라도 치료될 수 있는 기술이 진정한 의학』이며 그러한 기초적 연구와 관련, 임상적 방법을 교류하는 국제적·범 학문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또」박사에 의하면 「톱·클라스」를 기준으로 할 경우 한국과 일본은 물론 전세계의 암 치료「레벨」은 거의 비슷하며, 따라서 지금까지 개발된 치료법 및 관련시설이 더 이상 개선되지 않는한 암 치료를 위해 다른 나라의 보다 저명한 의사를 찾아갈 필요도 없다.
「사또」박사는 그러한 지금까지의 치료방법의 한계에 도전, 『치료가능성에 자신을 얻었다』면서 자기의 치료법에 관한 이론체계를 더욱 진척시켜 이를 일반화하는 협력체계가 아쉽다고 했다.
지난 3월말 내한, 우리 나라 암 관계 전문가들과 일련의 회합을 갖고 5일 귀국한 「사또」박사가 밝힌 암 정복 이론의 요지는 이렇다.
즉 암 환자의 맨 먼저 암이 생긴 곳(원발암)에 2백「라트」정도씩의 방사선을 10일간 쬔 다음, 환자와 혈액형이 같은 건강한 사람의 혈액에서 뽑아낸 임파구 1억개 정도를 환자의 몸에 정맥 주사하는 「면역적 방사선요법」이다.
그는 이 방법으로 71년 7월부터 중증인 암 환자를 포함 33명을 치료, 완치 20명, 현저하게 호전시킨 환자 10명이란 성과를 냈다. 이 치료법의 방사선조사는 암세포를 방사선으로 사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암세포의 막에 변화를 일으켜 암항원을 만들고, 이것이 임파구와 결합하여 정상적인 세포가 「암을 인식하는 세포」로 된다.
이렇게된 세포는 원발암은 물론 신체의 다른 부분에까지 전이된 암에까지도 공격을 개시하는 방위기구가 생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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