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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모집 올해보다 7887명 축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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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현재 고2 학생들이 치르는 내년(2015학년도) 대입에선 수시 모집인원이 올해보다 7887명(전체 모집인원의 2%) 줄어든다. 2002학년도 대입부터 수시모집이 도입된 이래 모집인원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또 기존에 나군에서 학생을 뽑던 서울대가 가군으로 이동하면서 가군에 있던 고려대·연세대는 나군으로 모집군을 바꿨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서거석 전북대 총장)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 입시에서 198개 4년제 대학의 전체 모집인원은 37만9107명으로 올해보다 407명 줄었다. 수시모집 선발비율은 64.2%(24만3333명)로 올해(66.2%)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수시, 학생부 100% 전형 늘어

  교육부는 지난 8월 박근혜 대통령의 대입간소화 공약에 따라 “전형방법 수를 수시는 4개, 정시는 2개로 줄이고 수시는 학생부 중심, 정시는 수능 중심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수시에선 교과와 비교과 등을 보는 학생부 위주 전형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54%를 뽑는다. 올해(43%)보다 1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학생부 100% 전형이 있는 대학은 87개교로 올해보다 6개교 늘어난다.

 내년 입시부터 수능우선선발은 폐지된다. 대학들이 수시에서 학생부 등으로 1차 합격자를 가린 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뽑으면서 사실상 수능 위주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수능최저학력기준 역시 백분위 대신 등급만 사용하도록 했다. 그동안 서강대·성균관대 등은 백분위를 수시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해왔다.

 수시 모집인원이 줄면서 정시 선발비율은 올해 33.8%에서 내년에는 35.8%로 늘어난다. 수능 위주 전형의 증가폭(올해 24.1%→내년 31.4%)이 컸다. 수도권 대학 중 정시비율이 가장 크게 늘어난 대학은 서울시립대(45.7%→63.1%), 동덕여대(48.8%→65.1%) 등이었다. 서울대도 올해 16.8%에 불과한 정시비율을 내년에는 23.8%로 늘린다.

 논술시험을 보는 대학은 올해 28개교에서 내년 29개교로 오히려 늘어난다. 선발인원 역시 1만7489명으로 올해(1만7737명)와 큰 차이가 없다. 국민대·동국대(경주)·상명대(서울)·성신여대가 논술을 폐지했지만 경북대·부산대·세종대·한양대(에리카) 등이 새로 논술을 보기 때문이다. 고려대(1366명→1227명), 연세대(833명→750명), 서강대(536명→468명), 경희대(1250명→1040명) 등 상위권 대학들은 수시 논술전형 인원을 소폭 줄였다. 유일하게 정시에서 논술을 보던 서울대는 내년부터 논술을 폐지한다. 적성고사를 보는 대학은 올해 30개교(선발인원 1만9420명)에서 내년 13개교(5850명)로 줄었다.

상위권 대학, 모집군 연쇄 이동

  이번 입시에선 상위권 대학들의 모집군 이동이 많았다. 서울대가 2015학년도부터 기존 나군에서 가군으로 모집군을 이동하기로 결정하면서 연쇄이동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원래 가군에 있던 고려대·연세대는 나군으로 이동했고, 서강대는 나군→가군으로 바꿨다. 가군과 나군으로 나눠 뽑던 한양대는 나군 선발인원을 늘렸다. 배영찬 한양대 입학처장은 “서울대가 가군으로 이동하면서 주력군을 가군에서 나군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화여대는 가군에 그대로 남았다. 교육부가 2015학년도 입시부터 200명 이상 모집단위에 대해서만 분할모집을 허용함에 따라 2개군 이상 분할모집을 하는 대학 수는 올해 165개교에서 내년 140개교로 줄어든다. 교육부는 2017학년도부터는 분할모집을 전면 금지할 방침이다.

  입시전문가들은 내년 입시에선 수능과 학생부 두 가지를 모두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큰 틀에서 볼 때 수시는 학생부와 논술, 정시는 수능을 중심으로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우선 수시에선 학생부 전형이 늘면서 내신과 비교과 영역의 중요성이 커졌다. 수능최저학력기준 완화로 논술의 변별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정시에선 예년과 마찬가지로 수능이 가장 중요하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서울지역 대학을 놓고 보면 정시 선발비율이 37.6%→40.6%로, 경기권 대학은 37.1%→40.5%로 늘었다. 정시 모집인원이 늘어난 만큼 수능의 영향력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시 모집 확대, 수능 영향력 커져

 이번 시행계획을 살펴보면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겠다던 교육부의 대입간소화 방침이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영준 보성고 진로진학부장은 “중상위권 대학들이 우수학생을 선점하기 위해 수시 비중을 크게 줄이지 않아 수험생들은 여전히 수시와 정시를 모두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교육부가 의견수렴 과정에서 계속 방침을 바꾸면서 대학들의 혼란이 컸다”고 비판했다.

이한길 기자

대학입학 시행계 획 주요사항
201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2013년 또 래상담 우수사례 보고대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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