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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협 "서울대, 문과생 의대 진학 허용 연기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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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내년부터 의대에 문과생도 받기로 한 서울대에 이를 연기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서울대의 입시 전형이 교육 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당장 내년부터 시행하기보다는 사전 예고를 하고 천천히 추진해달라는 것이다. 교육부 역시 “의대에 문과생을 받기로 한 서울대의 방침은 외고 상위권 학생을 싹쓸이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대교협을 거들고 나섰다. 이에 따라 서울대가 ‘문과생의 의대 진학 허용’을 연기할지 주목된다.

 대교협 최창완 대학입학지원실장은 19일 ‘2015학년도 대입 전형 계획’을 설명하면서 “지난 17일 대교협 입학전형위원회의 명의로 서울대에 ‘문과생 의대 허용’ 방침을 재검토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서울대의 ‘문과생 의대 진학 허용’이 다른 대학으로 확산될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서울대는 건축학과 등에 도입한 문·이과 교차 지원을 내년부터 의대·치대·수의대로 확대하겠다고 지난달 14일 발표했다. 당시 서울대는 “창의적 인재를 요구하는 융합학문 시대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중앙일보 11월 15일자 1면

 하지만 서울대의 ‘융합형 인재론’은 ‘특목고 특혜론’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이 방안이 나온 이후 일반고들은 “자연계 진학반 운영이 금지된 특목고에서 의대 진학이 쉬워져 특목고 열풍이 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외국어고 지원을 마감한 결과 서울 지역 외고의 평균 경쟁률이 지난해 1.5대 1에서 2.1대 1로 높아졌다.

  교육부가 대교협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다.

 서울대의 문·이과 교차 지원 허용 방침은 교육부의 문·이과 융합형 교육과정 개편 추진과 맥이 닿아 있지만 보다 중요한 정책인 ‘일반고의 역량 강화’와는 거리가 있다. 현재 교육부는 2018학년도에 고교 1학년이 되는 학생들부터 문·이과 통합형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2021학년도 통합형 수능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박백범 대학지원실장은 “교육 과정이 아직 개편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대의 방침은 사교육비 증가의 주요인으로 지목됐던 외고 입시 열풍을 부활시킬 수 있다”며 “서울대가 방침을 고수할 경우 내년도 공교육 정상화 기여 대학 평가에서 부정적 점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서울대 박재현 입학본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본부 차원에서 논의해 올해 안에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성시윤·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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