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길면 이혼율 낮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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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헝가리」사회학자 「볼가」교수 『여가와 이혼』에서
기계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에게 여가가 더 많이 주어지고 있는데 이런 여가가 결혼생활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을까?
「헝가리」의 사회학자 「카즈리·볼가」교수는 이 문제를 사회학적 측면에서 다루어 『여가와 이혼』이라는 흥미있는 논문을 발표했다.
「볼가」교수는 『사회과학 조사기록 「유럽」협동 센터』가 조사한 11개국 3만여명에 대한 면접결과를 토대로 우선 남편이 가정에서 보내는 여가시간이 가장 긴 나라가 이혼율이 가장 적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유고슬라비아」「페루」「벨기에」의 3개국 남편들이 집에서 여가시간을 가장 많이 갖는 편인데 이혼율이 가장 낮고 그 반대는 독일·미국·「헝가리」로서 이혼율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이 조사에서의 「여가」란 집무나 작업 이의의 활동 즉 담화·교제·휴양등을 말하며 참서와 같은 자기 계발을 위한 시간은 포함돼 있지 않다.
「볼가」교수는 『가정 생활이 건전한가 아닌가는 집에서 보내는 여가에 달려있다.』고 결론 지으며 따라서 남편이 집에서 신문을 탐독한다든지 부부가 「텔리비젼」을 열심히 본다는 사실이 결혼 생활을 안정시키는데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지적한다.
그것보다는 부부사이에 교환되는 대화에 의해 결혼 생활의 안정성이 유지 될수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부부의 대화는 남편과 아내가 각각 하루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털어놓음으로써 서로의 정리를 굳히며 가정적인 분위기로 전화시킬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연관관계는 고도로 공업화된 선진사회에서, 남편들이 그들의 많은 여가를 어떻게 보내는가로 문제될 수 있을 뿐 중진국에서는 적용될 수 없다고 「볼가」박사는 말한다.
즉 「헝가리」와 같은 중진국의 경우 이혼이라는 것이 사회산업의 발전도와는 연관되지 않는 「일반적인 인간현상」이라는 것이다.
선진국에서 결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또 하나의 요소는 「부부동권의 조화」라고「볼가」교수는 지적한다.
그러나 이러한 편리하고 자유스런 부부간의 균형은 어느 정도가 넘으면 종래부부를 구속해온 권력적의조가 무너지고 따라서 급격하게 결혼생활이 파멸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사의의 산업화와 문화가 고도화함에 따라 더 심해지는듯 하다.
『부부를 결합시키는 결정적인 요소는 행복한 결혼생활의 매력이 아니라 다소라도 강제적으로 결부시키기로 되어있는 의무적인 요소이다』라고 「볼가」교수는 말한다.
부부가 밖에서 식사를 하고 서로의 벗들과 사귀는 따위의 일들은 부부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여가시간을 남녀가 따로 떨어져서 보내는 사회에서 이혼율이 낮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그리고 이혼율이 낮은현상은 아내들이 결혼전의 환경과 어느정도 과단성있게 단절할수 있는가에도 관계가 있다는 것을 그는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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