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커트·라인」높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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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올해 서울대학교 입학시험 합격자가 28일 발표돼 학과별 「커트·라인」이 밝혀졌다. 86개학과 가운데 전체수석합격자를 내고도 지난해보다 69점이나 떨어져 최하위를 기록한 문리대물리학과(2백38점)의 이변등 몇개학과를 제외하고는 모두 총점에서 10∼20점씩 합격선이 높아졌다. 서울대교무처장 김철수교수는 『시험문제가 비교적 쉬웠고 응시자의 실력수준이 향상된 결과이다. 합격자의 성적이 골고루 퍼져있는등 이번시험에서 비로소 「자격고사」가 아닌 「선발고사」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즉 4백점이상의 최우수한 성적을 얻은 학생이 50여명이나 되었으며 「커트·라인」에이르기까지 골고루 분포되어 선발고사에서 바라는 실력측정을 할수 있었다는 것. 과거 10년동안 서울대응시자의 성적을 평가하면 최상과 최하가 크게 떨어지고 「커트·라인」상하에 밀집하는 곡선을 두드러지게 나타냈다.
이번시험에서 국어·영어·과학·선택과목의 성적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었으며 사회과목의 성적이 약간 올랐다. 이과계 학생들은 수학성적이 향상되었으나 1백점만점을 얻은 학생은 전체수석을 차지한 강영석군(17·물리학과) 뿐이었다.
86개학과가운데 「거트·라인」이 가장 높은 법학과는 3백62점으로 지난해에이어 최고를 차지했고 상대의 각학과가 상위에 속한것도 지난해와 다름이없다.
문리대의 경우 여러가지이변이 일어났다. 정원의1백20%를 선발한 1차사정에서 문학부의 「커트·라인」은 3백14점, 이학부는 2백84점이었다.
지난해에는 정치학과가 가장 높았으나 올해에는 사회학과가 30점이나 오른 3백44점으로 최고였고 외교학과가 20점이나 올라 뒤따른것은 요즈음의 정치사회현실을 반영한것으로 풀이된다. 또 언어학과와 고고인류학과등이 30점이상씩 오른것은 학생들이 입학하기 쉬운 학과에 몰린탓.
과거 일류고교 1등만이 입학할수 있다는 물리학과는 69점이나 떨어져 최하위를 기록했고 인기학과인 화학과는 겨우 1점이 올랐을 뿐이나 지질학과, 해양학과, 의·치의예학과는 30점이상이 올라 지난해의 열세를 만회했다. 이학부에서 4백점이상 얻은 학생은 22명. 그가운데 6명이 물리학과에서 나왔다.
이학부에서 가장 입학하기 어려운 학과로 꼽힌탓으로 올해는 38명만이 지원(그가운데 1류고교 1등출신이 15명)하여 36명이 응시했다.
1차사정에서 합격선 안에든 학생은 29명. 나머지1명은 지질학과에 제l지망하여 불합격됐으나 장난삼아 물리학과에 제2지망하여 합격한 억세게 운좋은 학생이었다.
이와같은 경우는 화학과에도 있었다. 지난해의 높은 경쟁을 피하려고 얕은학과에 지망한 학생은 오히려 심한 경쟁을 치른셈이다. 수년간 공대의 「톱」을 유지해온 화공학과가 올해 307점으로 처진반면 지망자들이 「커트·라인」이 높은 이학과를 피하고 비슷한 응용화학과에 몰려 응용화학과는 334점으로 전자공학과에 이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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