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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 황규태「칼라」사진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18일부터 24일까지 신문회관 화랑에서 55점으로 구성된 재미교포사진가 황규태씨의「칼라」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정씨는 1963년 한국에서 대학을 마친 후 1965년 도미하여「캘리포니아」대학(UCLA)에서 사진학을 수업하고 지금「로스앤젤레스」에 주소를 두고 활약하는「프리랜서」사진가 이다.
지금까지 우리 나라에서 전시된 국내사진작가들의「칼라」사진이라면 단순히 흑백을「칼라」로 대체해놓은 사진 아니면 아름다운 색, 미묘한 색을「액선트」로 한 사진, 또는「테크닉」의 묘만을 앞세운 사진들이 그 대다수였으며 그보다 앞서야할 강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가의 느낌과 내용이 결여되는 수가 많았다.
여기 전시된 그의「칼라」사진들은 결코 기술적으로는 새로운 것은 아니나 치밀한 계산 끝에 이루어진 이중촬영, 다중인화, 기타 기술적인 처리가 흠잡을 데 없는 색감과 구성으로 보는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는다. 인간생명의 신비, 자연의 신비, 그리고 인간이 이룩한 것들의 기기묘묘한 현상을 그는 예리한 감수성과 깊은 통찰력으로 포착하여「유니크」한 창작세계를 만들어 냈다.
소재를 직접적으로 다룬「리얼」한 사진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혹시 불만스러울지도 모르나 그의 복잡하고 미묘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이것이 불가피한 수법이었으리라고 생각한다.
김행오<사진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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