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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귀메」박물관「아시아」전에|신라·고려·이조 유물이 수두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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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파리=주섭일 특파원】「파리」16구의「귀메」박물관에서 개축기념으로 마련한「아시아」전에 신라시대 금관을 비롯한 한국의 옛 도자기·서화 등이 진열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랍 19일「프랑스」문화상「자크·뒤아멜」이 주관해 연 이 전시회에는 극동의 한국·일본·중국과「파키스탄」에 이르는「아시아」전역의 유물들인데 여기에는 개인소장품도 포함돼있다.
3층 구석방에 자리잡은 한국 실에는 금관·금 귀걸이 등 장신구 52점과 토기·청자·백자 등 46점 및 서화·지도·사찰사진으로 가득 차 있다.
단원 김홍도의 그림이라고 하는 풍속화병풍은 설원에서 잔치하는 모습, 정초풍물, 계곡을 낀 농촌풍경, 기방 도를 그렸다.
『4∼5세기 신라금관』으로만 설명된 금관은 거의 원형그대로 보존돼 있었으나 곳곳에 푸른 반점이 있어 퇴색의 기미가 엿보였다. 이 금관이 언제 출토돼 어떤 경로로「프랑스」 로 유입되었는지는 박물관 측의 설명이 전혀 없다.
이날 초대받은 많은「프랑스」인들의 관심은 금관에 집중되었으며『그 옛날에 어떤 사람이 쓴 것이냐?』는 질문에 박물관 측은『그냥 보고 가라고만 했다. 최근 한국에서 출토된 금관과 형태를 달리한 전형적인 출자형 입관의 것인데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 것인지 전혀 설명돼있지 않았다. 또『4∼7세기의 칼』도 주목을 끌었다. 칼날은 구멍이 나고 녹슬었으나 손잡이가 금이었다. 길이는 약 80㎝. 그밖에 순금귀걸이·혁대장식·완상 패물 등이 찬란하게 금관 밑에 나열되어 있었다.
토기 류 중에는 단 1개의 고려자기(13∼14세기)가 가장 두드러져 보였으며 높이 10㎝가량의 불상(6∼7세기 신라), 신라방대의 항아리를 비롯(4∼5세기)19세기까지의 각종 식기류·숟가락·젓가락까지 전시되어 있었다.
호랑이와 용이 그려진 보물상자와 화각용도 이색적으로 보였다.
2층의 인도 예술은 거대한 여성의 흉상이(10세기),「아프가니스탄」과「파기스탄」의 독특한「그리스」양식의 불상, 1층의「인도네시아」「타이」「라오스」「버마」지역의 목조 또는 동으로 된 거대한 불상과「네팔」및「티베트」의 목각들, 한국과 같은 3층의 일본 부에는「퐁피두」불 대통령이 내어 놓았다는 신석기시대의 거대한 단지, 중국의 각종 도자기가 특히 초대 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 잠시동안의 전시를 통해 초대받은 극소수의 외국인들은「프랑스」인들의 문화재 수집 열과 보존 력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철저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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