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생활과 정신건강|-「크리스천·아카데미」서 「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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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크리스천·아카데미」는 도시화에 따른 폐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는 일련의 계획아래 「현대생활과 정신건강」을 주제로한 「세미나」를 가졌다.
12, 13일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열린 이모임은 급격한 가치관의 변화와 도시화과정에서, 또 입시를 비롯한 각종의 억압과 자극속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의 정신건강이 어떻게 지켜져야할 것인가를 논의했다.
김태길교수(서울대문리대·윤리학)는 「가치체제의 혼란과 정신건강」을 제목으로한 주제 강연에서 먼저 한국인의 가치관이 갈등을 겪는 요인을 지적했다.
한국인은 유교적 도덕관념이 주류를 이룬 동양적 전통의 영향을 받아 「관념체계로서의 가치관」을 갖고, 다시 기독교및 자유민주주의의 도덕관념을 중추로 삼는 서구적 전통의 영향인「행동지향으로서의 가치관」을 받아가며, 현재 변천과정에 있다.
동·서양의 전통사이의 가치관이 유리되었다곤하나 양자가 ①인간존중 ②정신가치를 물질가치보다 높게 본다는 근본점에선 일치한다.
때문에 동·서양의 차이보다 관념체계와 행동체계의 유리가 더심각한 것. 이유리가 심각할때 개인적으로 인격의 분열위선의 근원이 되며 사회적으로 상호불신의 원인이 된다. 이로 말미암아 큰 혼란을 야기하고있다는 것이다.
권력과 금력, 그리고 관능의 쾌락등 외면적 가치를 인생최고의 목적인양 열심히 추구하는 사회는 개인사이의 치열한 경쟁심을 유발한다. 이런 상호간의 욕구충들은 사화전체 가치체계의 혼란을 불가피하게한다는 것이다.
한국인은 개인 및 계층사이에서 가치문제에 대한 신념차이가 크며, 이들이 아직 조화의 단계에 이르지못했고 이상적 인간상에 대한 가치 기준도 아직 확립까지는 먼 상태에 있다.
인문의 자아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돼야할 외적가치가 인간적가치 그 자체보다 우위에 서는「가치의전도」가 우리의 정신건강을 크게 해치는 것이다.
김교수는 이런 분석을 통해 ①국민이 굳은 신념으로써 의거할 수 있는 가치체계의 기준이 확립돼야하며 ②관념과 행동의 거리를 좁히는 문제에 있어서 관념이 옳다고 지시하는 바를따라 행동하기를 어렵게 만드는 갖가지 사회현실의 부조리를 제거키 위한 「제도적이고 조직적인 운동」이 필요하며 ③새 가치체계에는 인간적가치가 그 본래의 우위를 회복하도록 중점적 노력이 경주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국한되었을때 한동세교수(서울대의대·정신의학)는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있는 서양의 청소년과는 다르게 한국의 청소년을 관중적이라 보고 있다. 즉 한국 청소년은 독립적이고 자기 표현적이 못되는 반면 순종적이고 의존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청년들은 현실을 보는 눈도 너무 현실적이어서 명예보다는 돈을, 개성보다는 집안을, 실력보다는 「백」을 택하는것이 현명하다고 알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현실과 학교에서 배우는것, 이상과의 「갭」을 잘 알고 이를 잘 처리하는 능력을 길러주고 이해타산보다는 사람됨의 덕을 쌓는길을 젊은이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철규씨(국립정신병원부원장)는 또 우울증·불안병·강박관념·인격장애등 정신장애를 일으키고 갖가지 사회문제가 정신건강을 해치는데 대비해서 ①국가시설의 정신건강연구소설치 ②저렴·광범한 의료·교육·상담시설 ③중· 고교생에 대한 바른 사춘기교육등이 요구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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