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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농장』의 영국 작가 「조지·오웰」의 전기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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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제2차 세계 대전 중의 소련 독재 정치를 풍자한 소설 『동물 농장』 (45)과 인간성을 파괴하는 전체주의 정치의 공포를 묘사한 『1984년』등 많은 문제작을 남긴 영국 작가 「조지·오웰」(1903∼1950) 의 첫 전기가 최근 「노프」 출판사에 의해 간행되었다.
『알려지지 않은 「오웰」』이라는 제목의 이 전기는 「피터·스탠스키」 「윌리엄·에이브럼즈」 공저로 돼 있는데 「오웰」이 죽기 전에는 물론 50년 죽는 순간까지도 자기 자신에 관한 전기가 씌어지는 것을 거부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끌고 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조지·오웰」의 본명은 「에리크·아더·블레어」-. 「조지·오웰」은 필명이며 그는 이밖에도 「버튼」 「케네디·마일즈」 「H·루이스」 등 여러 개의 필명을 즐겨 사용했다. 『알려지지 않은 「오웰」』은 「오웰」이 1903년 인도의 「벵골」에서 태어날 때부터 33년 「조지·오웰」이라는 이름으로 첫 소설 『 파리와 런던에서의 영락』을 발표했을 때까지의 30년을 다루고 있는데 「스탠스키」와 「에이브럼즈」 등 두 저자는 계속하여 그 이후의 전기를 출간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오웰」은 세관리의 아들로 태어나 영국의 명문 「이튼」 고교를 거쳐 대학에 진학한 후 19세부터 24세까지 「버마」에서 경찰관으로 복무했다. 그후 영국의 제국주의적 식민지 정책에 염증을 느낀 그는 곧 작가 생활에 들어가 첫 소설 『「파리」와 「런던」에서의 영락』을 발표했는데 이 작품은 그 무렵 자신의 궁핍한 생활을 자전적으로 기록한 것으로서 그의 사상과 체험의 변이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실제로 그의 청소년기부터 첫 작품을 발표할 때까지의 「조지·오웰」은 많은 변모를 보여주었으며 『알려지지 않은 「오웰」』은 이러한 변모 과정에 대해 감각적이며 인간적인 접근을 시도한 점이 특이하다 하겠다.
「스탠스키」와 「에이브럼즈」 등 두 저자가 이 전기집에서 펴 보인 견해는 『「오웰」 이 정치적인 사상가와 사회 비평가가 아니며 상상력도 제한돼 있고 천성적인 재능도 없는, 그러나 강력한 감각을 지닌 예술가』라는 것이다. 즉 그는 다만 그 자신의 경험에 의해서 작품을 썼을 것이며 그가 쓰기를 원했던 소재에 도달하기 위해서 그 자신의 생활을 변모시키지 않으면 안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지·오웰」이 자신의 이러한 의도적인 생활의 변모는 많은 세월을 허비했으며 결국 무의미로 끝난 감도 있다고 이 책은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파리」와 「런던」에서의 영락』이 비록 예술적이 아닌 체하는 노력에서 쐬어졌다고 해도 그 작품이 하나의 완벽한 예술 작품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것이라면 이것은 일단 그의 끈질긴 노력의 결정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대체로 「오웰」은 토끼와 거북이의 우화에서의 거북이로 비유돼 왔는데 이것은 아마도 그의 친구나 선생들이 적어도 「오웰」의 학교 시절의 글들 가운데서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는 얘기에서 비롯된 것일 것이다.
또 「오웰」의 「버마」에서의 5년에 걸친 경찰관 생활을 끝내고 「런던」에 돌아온 후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시인 「루드·피터」가 『「오웰」의 초기 작품들은 활기 없고 미숙하여 어색하다』고 말한 것도 그가 도달한 그후의 문학 세계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보여주는 한 예가 될 것이다.
여하튼 처음으로 빛을 보게 된 「오웰」의 전기는 그의 문학을 재음미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타임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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