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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이혼남성 40%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우체국 여직원인 25세의 「안·카르핀스카」는 언제나 미소를 머금고 있는 상냥한 여인이나 이야기가 일단 그녀의 전남편과 그녀가 받아낼 수 있었던 생계비의 위자료 문제에 미치면 그녀의 얼굴에서는 금새 미소가 걷히고 만다.
『3년이나 걸려서 그이의 행방을 찾아냈는데 결국 받아낸 것이란 그이의 한 달분 봉급뿐이었어요』라고 그녀는 한숨지으면서 얘기한다.
그러니 이제 영 그의 전남편을 찾아내고 위자료를 타내려는 노력은 포기해 버렸다는 것이다.
폴란드에서 이혼한 여성으로서 이런 처지를 당하고 있은 것은 「카르핀스카」여사만은 아니다.
「로마·가톨릭」의 신도들이 많은 이 나라에서 이혼율은 매년 1천명 가운데 1명 정도지만 위자료 부지불 문제에 있어서는 이 수 적은 이혼부부들은 격에 맞지 않게 골치 아픈 두통거리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치에·바르샤바」지가 보도한 바에 의하면 1971년도에 법원 집달리들은 이혼을 하고 법원이 정해준 생활보조의 위자료를 전부인에게 지불하기보다는 행방을 감추어 증발해 버린 6천3백50명의 전남편들을 추적하라는 명령을 받고 있다.
공산당기관지 「트리부나·루두」지는 위자료 문제에 얽힌 남성가운데 40%의 남성들이 한푼의 위자료도 물지 않고 뺑소니를 친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 문제는 이제 큰 골칫거리로 화했기 때문에 정부당국자들은 이혼여성이 전남편으로부터 위자료를 받아낼 수 있을 때까지 생계를 보조해주기 위한 특수은행을 설치하는 안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바르샤바」의 위자료집행국장인 「마리아·마루진스카」여사는 『매년 위자료 부지불의 건수가 늘어나고 있고 사태는 이제 아주 심각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생기는 주로 큰 원인의 하나는 지방의 공업도시에서 노동력이 만성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인데 노동력이 아쉬운 나머지 또는 좀 그런 데까지 신경을 안 쓰는 탓도 있지만 지방에 있는 공장주들은 위자료지불 의무사항이 기재되어 있는 과거의 경력기록표를 제시하라고 새로 채용하는 직공들에게 요구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또 하나의 원인은 폴란드의 관계법률이 시대에 뒤진 것이어서 위자료 부지불의 남편을 법정으로 끌어 내오기 위해서는 그에 앞서 여러 차례의 법원경고를 발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정에의 출두명령이 내릴 즈음에는 문제의 남성은 이미 그 고장을 떠난 뒤이고 그렇게 되면 경찰은 몇 달이 걸려 그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경찰이 설사 그를 찾아내고 법원이 경고장을 내고 하다보면 또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단 말이예요』라는 것이 「마루진스카」여사의 푸념이다.
「카르핀스카」여사의 경우 법원이 그녀의 전남편에게 생계보조를 위해 매달 4백「즐로 티」(8천원)를 지불하라고 명령했는데 그후 그는 뺑소니치고 만 것이다.
그후 그 전남편이 서부주의 한 지방에 잠적해있는 것을 잡아내 다시 법적 절차를 밟았는데 그는 4백「즐로티」만을 지불한 후 다시 잠적해 버리고 만 것이다.
이제 국가는 「카르핀스카」여사 같은 이혼부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우리는 전남편들의 행방을 찾아낼 때까지 그들의 위자료 체납을 대신해 줄 위자료은행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어요. 물론 이 구제안이 잠정적으로 끝나 이 문제가 더 꼬리를 끌지 않기를 바라지만요…』라고 「마루진스카」여사는 말하고 있다. <「보그단·투레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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