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 준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집안의 나무와 화초들의 1년 중 가장 어려운 시련기에 속하는 추운 겨울을 무사히 나기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할 때다. 화단도 정리하고 화초들은 내년을 위해 보관과 손질 비료 주기 등 세심하게 가꾸도록 한다. 움츠러드는 철이지만 방안에서도 명랑한 푸르름과 꽃을 감상할 수 있게 주선하는 일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집안 식물 월동준비는 늦어도 11월 초순까지는 마치는 것이 안전하다. 꽃씨 받기에서부터 정원수 전기 등 월동 채비를 전문가들에게 알아본다.

<1년 생 화초>
봄에 파종하여 가을에서 시들어 버리는 1년 생 화초는 시기를 놓치지 말고 씨를 받아 둔다. 맨드라미·해바라기·봉숭아·채송화 금어초·과꽃·「코스모스」등의 씨앗을 받는데 이것은 채집 후 2, 3일간 그늘에서 완전히 말린 다음 제대로 영근 것만을 고른다.
씨앗은 벌레가 먹지 않은 것과 완전하게 여문 것 중에서 서로 알의 크기와 색이 비슷한 것이 우량종이다. 이렇게 선택된 씨앗은 우선 봉지에 담아 꽃 이름을 적은 후 건조한 곳, 온도차가 심하지 않은 실내에 보관하도록 한다.

<구근 화초>
▲구근 심기=가을에 심는 구근류는 수선·「튤립」·「히아신스」·백합·「아네모네」 등이다.
구근을 심을 때는 해가 잘 드는 모래땅 30㎝ 깊이로 파서 퇴비·깻묵·닭똥 등을 잘 썩어 깔고 그 위에 흙을 7㎝두께로 덮은 후 이 위에 구근을 15㎝ 간격으로 심고 다시 흙을 덮는다. 너무 깊이 심으면 싹이 틀 때 양분의 소모가 많아 발육이 나빠지고, 너무 얕게 심으면 건조해 버린다.
알맞은 깊이는 구근의 지름의 3배. 화분에 심을 때는 15㎝ 깊이 화분에 3개씩 심으면 적당하다. 심은 자리엔 볏짚을 덮고2∼3일에 한번씩 축축할 경도로 물을 뿌려 준다.
▲구근 보관=「달리아」「글라디올러스」「칸나」등은 구근을 파낸 다음 저장해 둬야 한다. 이런 것들은 잎이 누렇게 필 때 줄기를 잘라 버리고 맑은 날 뿌리를 캐내어 그늘에서2, 3일 말린 후 상자에 담아 이름을 써 붙이고 실내에 보관한다. 실내 보관이 힘들 때는 1m깊이의 구덩이를 파고 묻으면 겨울을 무사히 날 수 있다.

<다년생 화초>
겨울 동안 땅 위에 노출된 줄기는 마르고 땅속의 눈 줄기나 뿌리가 월동하는 국화 등은 꽃이 지고 줄기가 시들면 한뼘 정도 뿌리 옆 땅을 판 뒤 닭 똥·쇠똥을 잘 썩혀서 말린 후 가루로 만든 유기질 비료를 묻어 둔다.
▲장미 손길=아직도 싱싱하게 피어 있는 장미꽃은 밤 서리를 주의하면 꽃 기간을 더 연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달 하순부터는 밤에 「비닐」우산을 꽃에 씌우는 것이 효과적이다.
비료는 김장철을 전후하여 나무 둘레에 퇴비를 묻어 주는 것이 좋다. 볏짚·왕겨·낙엽 등을 모아 썩혀서 쓰는 것이 이상적. 밑거름은 퇴비와 점토질 흙을 반반씩 섞고 배합 비료를 조금 썩어 장미 나무를 중심으로 반경 30㎝ 쯤 떨어진 둘레를 따라 깊이와 폭이 30㎝쯤 되는 구덩이를 파고 묻어 준다.
밑거름을 주고 난 후 날씨가 몹시 추워지기 전에 나무의 아랫부분 가지들은 흙으로 한자 이상 두껍게 묻어 주고 윗 부분 가지들은 볏짚이나 가마니로 싸 주어야 한다.
꽃망울이나 금년에 난 가지는 모두 바싹 자른 다음 새끼로 가지를 한데 묶어 그 위를 돌려 싼다.
가마니가 없을 경우 「비닐」차양을 50㎝정도 길이로 잘라 나무 가지를 둘러 주고 노끈으로 묶은 후 그 속을 흙으로 채워 주면 좋다.
땅과 「비닐」차양이 닿는 곳에는 30㎝정도 높이로 흙 돋음을 해준다. 얇은「비닐」로 씌우는 것은 내부 습기가 많아져 좋지 않다.
넝쿨 강미는 짚으로 싸 줄 필요가 없다.

<관엽 식물>
▲두는 곳=관엽 식물은 우선 열대성 야생 식물이라는 점을 생각하여 특히 온도에 주의하여 관리해야 한다.
난로 옆 가까이에 두면 온도차가 심해 오히려 해가 된다. 온도는 최저 섭씨5도를 내려가지 않아야 한다. 아무리 난방에 주의하더라도 「스팀」장치가 없는 한 방안 온도는 차이가 심하므로 유리창에「비닐·커튼」을 달고 해가 떨어지면 가마니를 주위에 쳐서 얻기를 뻗기지 않도록 한다. 신문지 봉투로 화분까지 푹 씌워 주는 것도 효과적.
온실이 없는 대개의 가정에선 유리창이 많아 햇볕을 간접적으로나마 많이 쐴 수 있는 방으로 화분을 들여놓고 하루에 4, 5회 드나들면서 살펴보는 정성을 들여야 건강하게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물 주기=겨울 동안 관엽 식물들은 햇볕을 못 받아 성장이 느리지만 방안에 들여놨다고 고해서 먼지가 싸이든지 하면 숨구멍이 막혀 시들고 병들기 쉽다.
고무나무·팔손이 등은 젖은「가제」나 솜으로 닦고 볕이 좋은날에는 상오 11시께밖에 내놓고 물을 주며 먼지를 씻도록 한다. 이때 물기를 완전히 말린 다음 들여놓는 것이 좋다.
관엽 식물에 주는 물의 양은 여름과 달라 수분이 많으면 오히려 해가 된다. 10월말까지는 2, 3일에 한 번 정도, 11월부터는 4, 5일에 한번씩 물을 주는 것이 적당한 편.
물의 양은 직경 13㎝ 정도의 4∼5홉들이 화분이라면 1회에 4「컵」정도가 알맞다.
▲비료=물과 마찬가지로 겨울의 관엽 식물에는 비료를 적게 주는 것이 오히려 좋다.
화학비료 4분의1 숟갈을 물1「컵」에 녹여 한 달에 두 번 정도 뿌려 주면 충분하다.

<관상목>
▲전지=늦어도 11월 중순까지는 전지를 끝내야 한다. 여름 동안 잔가지로 튀어나온 것과 벌레 먹은 가지들, 그리고 오래되어 죽어 가는 가지들은 잘라 내도록. 꽃을 줄기는 개나리나 진달래·장미 등도 한꺼번에 가지들을 쳐내야 내년 봄 꽃필 때 든든한 뿌리와 가지를 갖게 된다.
▲뿌리 보호=관상 목들은 겨울철 뿌리 관리가 튼튼해야 다음해에 새잎이 잘 돋는다. 나무 주변에 흙을 바닥에서 20일 정도 높이로 두둑하게 돋워 준다. 짚과 가마니를 적당히 잘라 뿌리가 박힌 온 줄기에 감아 주어 추위를 막도록 한다.

<윤호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