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둑 터져…1km 휩쓸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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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산】14일 상오 9시30분쯤 부산시 서구 서대신동 3가 3 광성 공고 뒤 구덕 수원지 제3호 못 가운데 부분 50m가 터져 수원지 아랫마을 3백21가구를 휩쓸어 한마을 주민 54명이 한꺼번에 죽고 14명이 실종, 48명이 부상하고 가옥 전파 87채, 반파 34채, 침수 52채, 유실 42채에 이재민 3백8가구 1천5백4명을 냈다.
이날 터진 수원지는 5년 전까지 부산시 상수도 수원으로 쓰던 저수지로 둑의 가운데 부분 50m 가량 (높이 25m·밑 부분 너비 l5m이 갑자기 불어난 물을 지탱하지 못하고 터지면서 무서운 폭음을 내며 보수천 계곡을 따라 1km안의 개울 양쪽에 자리잡은 이 마을을 휩쓸고 만 것이다.
둑은 상오 8시20분쯤부터 물이 넘치기 시작, 1시간 남짓만에 가운데 부분이 밑바닥에서부터 동강이 나고 만 것이다.
이 마을 안금찬씨 (47)에 따르면 둑이 넘치기 시작할 때 광성 공고에서 「스피커」를 통해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으나 대부분의 주민들이 대피를 않고 있다가 물난리를 만나 더 큰 인명 피해를 냈다는 것이다. 물이 마을을 휩쓸었을 때 개울 쪽의 집은 대부분 유실, 또는 전파되고 1천5백여 주민들은 탁류 속에서 헤어 나오느라 계곡 마을은 아비규환의 참상을 빚어냈다.
사고 즉시 박영수 부산시장이 현장에 나와 공무원·경찰·예비군·주민 등을 진두 지휘, 구조 작업과 복구 작업을 폈는데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무너진 집 더미 속에서 시체가 계속 발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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