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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치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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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뜨거운 사막지방을 여행하던 「아라비아」상인은 몹시 목이 말랐다. 그는 낙타 등에 싣고 온 위대(면양의 위를 말려 만든 물통)를 열었다. 우유를 마실 양으로 위대에 입을 대고 본즉 우유는 한 방울도 나오지 않고 싱거운 액과 흰 덩어리만 나왔다. 그러나 맛은 기가 막히게 좋았다. 고대 「아라비아」민화 중에 전해지는 「치즈」의 역사다. 서기 4천여년 전의 일이므로 우유의 가공품 중 역사가 가장 오래다. 이처럼 「치즈」는 우연히 발견된 것이지만 실은 물통으로 사용된 면양의 위 속에는 「레닌」이라는 효소가 있어 이것이 우유에 작용하여 흰 덩어리가 만들어졌고 낙타 등에서 흔들려서 자연적으로 「치즈」가 만들어진 것이다.
「치즈」는 산성식품. 지방과 단백질이 주성분이다. 단백질 함량은 전체의 31.2%, 지방은 25.5%를 차지하고 있어 「치즈」는 단백질과 지방 덩어리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단백질은 우유와 마찬가지로 양질의 것인데다 소화율이 90∼98%나 되어 높이 평가받는다. 지방도 다른 식용지방보다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흡수된 후 체내에서 「콜레스테롤」로 변하는 「스테아린」산이나 「팔미틴」산의 「글리세라이드」가 22∼33%밖에 되지 않는 점이 「치즈」의 특징으로 친다. 따라서 동물성 지방이 고혈압 환자에게 금기로 되어 있는데 반해 「치즈」는 그런 제약을 받지 않고 있다.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만큼 「칼로리」 또한 높다. 1백g의 「치즈」는 3백62「칼로리」를 산출해낸다.
따라서 「치즈」는 성장·발육기의 어린이와 허약체질자에게 적극 권장된다. 「치즈」는 우유를 원료로 해서 응고효소, 「레닌」과 유산균을 이용, 발효 숙성시킨 것이므로 영양가는 우유와 비슷하지만 맛과 향기는 훨씬 뛰어나다. 물론 사람에 따라 「치즈」특유의 풍미를 싫어하긴 하지만 한번 익숙해지기만 하면 그 독특한 맛을 잊지 못한다.
「치즈」가 완전식품으로 인정되는 이유는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에도 있지만 「칼슘」과 「비타민」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데 있다.
「칼슘」함량은 무려 8백70mg%나 되고 「비타민」A, B1, B2가 각각 7백IU(국제단위), 0.04mg%, 0.50mg%나 되어 「치즈」를 매일 조금씩만 먹어도 무기질과 「비타민」공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므로 구미 각국에서는 「치즈」를 우리 나라의 된장이나 간장처럼 매일 먹는다. 우리 나라에서도 양질의 「치즈」가 보다 적극적으로 보급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다.
습기가 있는 곳에 「치즈」를 두면 곰팡이가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버터」와 마찬가지로 섭씨 10도 이하에서 보존하는 것이 좋다.
좋은 「치즈」를 고르는 요령은 「치즈」의 상면과 하면을 눌러보아 굳기가 평균적으로 같고 색이 고르며 반점이나 흠이 없는 것으로 택하되 입에 대보면 감촉이 부드럽고 쉽게 녹는 것이 상품이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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