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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프라이버시|이명원<영화 평론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사형대의 엘리베이터』로 우리에게 알려진 「루이·마르」의 영화에 『사생활』이 있다. 예상했던 것처럼 「B·B」의 「프라이비트」 한 내측을 절시한 작품은 아니었으나 「스타」신화가 해부되어 있다.
-사랑도 없이 남자와 「파티」에나온 소녀 「질르」는 기대도 없이 영화에 발을 들어놓아 의심도 없이 대 「스타」의 자리에 오르면서 열광에 말려든다. 공연히 「팬」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미움을 받고…. 평범한 청춘의 충고를 바라고 있는데도 그 평범이 용인되지 않는다. 이것은 남에게 보여지기 위해 자기 형성한 인간의 영광일까 아니면 고독일까.
『마이·페어·레이디』라는 「뮤지컬」에도 현대의 「신데렐라」아가씨로서의 「스타·스토리」가 있다. 시골서 올라온 가난한 꽃집 아가씨가 「트레이닝」을 좀 받더니 즉석 불고기처럼 사교계의 귀부인으로 급조된다. 여왕으로부터 칭찬을 듣고 황태자의 춤의 상대가 되고… 여기까지는 좋았지만 자기를 「스타」로 발굴한 사나이는 『근사하게 속였다. 노름에 .이겼다. 만세!』하며 잔치를 벌이는 등 법석이고 여자는 그날 밤 오히려 결혼 부적격자의 불안에 떤다.
우리들 주위에서도 가장이 생활수단을 상실했거나 전재로 재산을 잃어버린 집안의 처녀들이 「스타」에의 집착으로 몰락에서 탈출하려는 것을 본다. 그들은 식모살이로 상경의 기회를 잡았는가하면 다방·매표구와 같이 공중과 접촉할 수 있는 곳에서 자태를 주목케 하여 어느새 영화 「스타」로 탈바꿈했는데 화려한 현재 뒤에 있는 비참한 과거가 암영이 되어 때로 앞길을 가로막는다.
최근 「톱·스타」 윤 모양의 딸 시비사건으로 「스타」의 「프라이버시」와 예능 「저널리즘」의 관계가 「호트·이슈」로 등장했다.
예능 「저널리즘」은 「스타」를 그럴싸한 신화로 장식하는 것을 중요업무로 하고 있다. 대중에게 환영의 영웅을 제공하는 그 관계자들은 지금 쓰고 있는 건 확실히 「스타」의 실상이 아니고 허상이지만 그 허상을 통해 서민의 꿈이나 애정이 있어야할 모습을 호소하고 있다는 입장에 서 있다.
「스타」가 극력 기피하는 「스캔들」기사 류도 알고 보면 진실을 「패인팅」한 근사치이고 심한 경우는 남자와 여자가 접촉하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으로 흐려지기 일쑤다.
윤 모양이 사실은 이혼녀였다는 과거도 검찰 진술에서 본인의 입으로 밝혀졌지 예능 「저널리즘」은 지금까지 근사치의 제공이 고작이었다.
처녀로 위장해온 그녀가 왜 닷새만에 파혼한 상처를 시인했는지, 이 의외의 청춘고백은 가위 「미스터리」지만 진실을 말한 용기 그 자체는 미덕이다. 그러나 그 용기, 가톨릭 여우다운 인간적 성실 때문에 세론이 달라졌다면 아이러니컬 한 결말이며 이로 미루어도 스타는 끝내 허위로 화장해야할 우상이라는 걸 알수 있다.
우상은 결코 인간으로 타락할 것이 아니다. 대중으로 하여금 새로운 매력, 새로운 내용을 환각케 하는 매력이 우상에겐 있어야 한다. 형법에 저촉되지 않는 악의 입김, 배덕의 냄새 등 아름다운 악녀로서의 구비는 바로 스타를 스타이게 하는 조건이기 때문에 스타의 명예는 시민의 그것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스타를 흔히 만인의 연인이라고 한다. 듣기에 따라선 창부를 의미하는 표현이 스타에겐 찬가일 수도 있다. 인기 관리의 유력 수단으로 즐겨 사용되는 수기류가 거의 대작인 것은 차지하고 그것은 스스로의 의사로 공개된 사생활이다. 그들은 결혼식이 떠들썩하게 보도되는 프라이버시의 양을 갖고 스타로서의 인기의 척도를 가늠한다.
스타는 배우와 다르다. 배우의 직업적 기초는 연기력이지만 스타는 인기가 전부다. 그 인기를 획득하기 위해 상품으로 이미 매도한 프라이버시-.
스타는 그 방기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그런 에고이즘을 합리화 해선 안된다.
도대체 스타와 같은 자기네의 생활을 대중에게 바치고 있고 자기네에 있어 사적인 것도 일반에겐 공적일 수 있는 어느 종류의 유명인들은 이른바 유명세를 지불하는데 남보다 유명한만틈 그만큼 남보다 너그러워야 한다.
「고시프」기사는 유명세를 청구하는 하나의 형식이다. 그것은 유명인에게도 서민과 같은 인간적 약점이나 불행이 있다는 걸 노출함으로써 후자의 정신적 기아감을 채워주는 그러니까 격차의 해소에 공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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