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M 선거 운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4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가장 요란스럽고 가장 호화로운 『미국최대의 「쇼」』가 내일부터 「마이애미 비치」에서 열린다.
주인공은 꼭 네 사람. 「맥거번」·「험프리」·「윌리스」, 그리고 「머스키」이다. 그 중에선 아직까지 맥거번이 관객의 인기를 가장 많이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인기처럼 무상한 것은 없다. 이미 ABM운동의 물결이 대단해졌다는 얘기도 있다. ABM이란 흔히 알려져 있는 「요격 미사일」망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맥거번」만 아니면 누구라도 좋다』)는 뜻이다.
전당대회에는 수천명의 군중이 모여든다. 여기서도 다분히 감정적인 군중심리가 큰 몫을 한다. 마지막 순간에 참모들의 치밀한 작전으로 엉뚱한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대연설이 매우 중요한 비중을 갖게도 된다. 군중을 가장 직접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 곧 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어느 추대 연설에도 반드시 공통된 포인트가 있다. 첫째가 출마자의 성격이다. 그의 성격은 대리석처럼 하염없이 맑고, 그의 공·사 생활은 아침해처럼 깨끗하다.…
그러나 너무 추켜올리는 것도 또 곤란하다. 그래서 『그도 낡은 구두처럼 평범하다…』고 표현한 것도 있다.
두번째로는 입후보자의 출신성분이다. 대체로 미국시민들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자수성가형에 보다 더 친근감을 느낀다. 1928년의 후버 추대연설에서도 『제 손으로 노동하고 빈곤으로부터 오늘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강조되고 있었다.
셋째로 여성 표를 위한 말이다. 쿨리지 추대연설자는 『그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어머니의 사랑과 같다』고 말하면서 여성들의 호감을 사려고 애썼다.
넷째가 링컨이다. 링컨의 이미지처럼 깊이 미 국민의 가슴에 박혀있는 것도 드물다. 그래서 민주·공화 어느 당에서나 툭하면 링컨의 이미지를 등에 업으려 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역시 입후보자 자신의 기지에 달려있다. 프랭클린·루스벨트가 개인적인 공감을 받자 『그 분들은 나나 나의 아내, 또는 내 아들들만을 공격하는데만 족하지 않고, 내 집에서 키우는 개까지 공격했습니다. 물론 나와 나의 가족은 공격받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 집 개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 개는 요새는 풀이 죽어 전혀 딴 개가되어 버렸습니다.』
결국은 이번 민주당대회는 이런 기지와 기지의 싸움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흥겨운 쇼가 되는 것이기도 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