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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독창회 갖는 김천애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62년 10월 국립극장에서의 독창회를 마지막으로 만10년 동안 종교 생활과 후진 양성에만 전념해 온 「소프라노」 김천애여사가 26일 저녁 서울시 회관에서 모처럼의 독창회를 갖고 「팬」들과 재회한다.
10년 동안의 「블랭크」가 김 여사의 「이미지」를 다소 희미하게 하고 있지만 30대 이상의 음악 「팬」들에게 지난날 김 여사의 화려한 활동은 너무나 생생하다.
30년에 이르는 긴 세월을 줄곧 악단에서 살아 온 김 여사는 평남 강서 태생. 감리교 목사였던 부친의 영향을 받아 「미션·스쿨」인 평양 정의여고에 입학한 것이 종교 음악에 눈뜬 계기가 됐고 음악의 명문인 동경 무장야 음악 학교에 진학함으로써 화려한 음악 반생의 첫 관문을 두드렸다.
김 여사의 가장 화려했던 시절은 역시 김 여사가 아직 20대였던 40년대 후반과 50년대 초기. 김 여사는 「음악과 결혼」(?)하여 아직까지 독신이지만 그 당시엔 저명인사들로부터의 잇단 구혼으로 여러 차례 「로맨스」의 「히로인」이 됐었다.
그 중에서도 모외국 대사의 「프로포즈」는 사교계의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여사는 황영금 이성숙 등 현역 「소프라노」와 가수 「패티」김 등 수십 명의 쟁쟁한 후진들을 길러 낸 외에도 서울 교향악단(현 시향)의 창설 「멤버」로, 해방 후에는 서울대 음대 교수도 지낸바 있고, 문총최고위원, 한국연주가협회 위원장, 숙대 음대학장 등 다채로운 직책으로 우리 나라 현대 음악사에 빼놓을 수 없는 존재. 현재는 대전 감리교 신학대학에 출강하고 후진을 양성하는 외에 누구보다 독실한 종교 생활 속에 파묻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처럼 깊은 신앙심이 이번 독창회를 마련하는데 원동력이 됐다고 말하는 김 여사는 이번 독창회를 계기로 여생을 더욱 보람있는 음악 활동으로 보내겠다면서 희망이 있다면 소질은 있으나 불우하여 공부를 못하고 있는 음악인들을 발굴, 빛을 보게 해주는 것이라고.
서울시립교향악단이 협연하는 김 여사의 이번 독창회에서 들려줄 노래는 『4월의 노래』 『접동새』 등 우리 가곡과 『운명의 힘』 『젊은이는 왔다』 등 「오페라·아리아」 여러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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