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공방전 벌어질 한국 안보|제 5차 한·미 협의회의 전망|<콜로라도·스프링즈=최규장 특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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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닉슨·쇼크」가 국제경치 기상도를 휩쓴 후 처음 열리는 제5차 한·미 안보협의회담은 한국안보의 새 좌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파란이 예상되고있다.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이 있느냐 없느냐』로 압축되는 이번 「한국안보진단회의」에서 두 나라의 이견이 얼마나 좁혀질 것인가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설득의 공방전이 벌어진다.
소용들이 치는 국제해수 「무드」의 파고 위에 약삭빠른 「위장 평화호」를 띄우고 있는 북괴가 열강들이 좇고있는 해수 속의 힘의 진공상태를 역이용할 가능성이 짙어 한반도엔 국지전의 적신호가 켜있다는 한국 측의 의견과 「닉슨」의 중·소 방문이후 북괴에 대한 중·소의 영향력과 한국군의 대비태세 만전으로 50년 6·25와 같은 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미 측의 한국안보관이 회담전야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있다.

<회담 전야의 분위기>
25일(한국시간) 유재흥 국방장관과 「멜빈·R·레어드」 미 국방장관, 그리고 두 나라의 군사·외교실무자들이 회담장소에 도착한다. 「로키」산맥의·피서지로 이름난 「콜로라도스프링즈」에서 미국 측은 세계지도를 펼치고 해빙을 주장하지만 한국 대표단의 표정은 일27(한국시간) 회담 개막시간이 다가올수록 더욱 열기를 띠고 있다.
「한반도의 유사시에 즉각 대응책을 결정한」는 68년의 박·「존슨」정상회담의 결과로 열리게 된 한·미 국방 각료회의-. 이번 회의는 제5차 안보회의로 작년 서울에서 열린 4차 회의로부터 명칭을 국방 각료회담에서 안보 협의회의로 바꿨다. 어떤 결정이나 조치가 내려지는 회담을 피하고 의견교환으로 그치는 협의회의로 성격을 바꾸려는 미국 측의 사정 때문이었다.

<미 선거전의 영향>
또한 구체적인 품목(장비)과 액수(군원)의 증감이 논의되는 국방관계자의 딱딱한 대좌를 지양하고 외교 실무자도 참석, 국제 정세 속의 한국안보의 좌표를 다각적으로 진단, 평가, 처방해보자는 회의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번 5차 회담은 「키신저」의 부산한 대 공산권 충격외교와 「닉슨」의 북경·「모스크바」방문 후에 열리는 데다 오는7월10일 민주당 대통령 후보선정으로 「스타트」할 미국 대통령후보의 선거공방전에 끼어있어 미국의 대한공약을 얻어내는데 불리한 입장이므로 28일(한국시간)로 예상되는 유-「레어드」단독 비밀회의에 기대를 거는 관측자도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국군 장비 현대화 계획-. 「호놀룰루」에서 열렸던 3차 회의 결과로 시작된 현대화계획의 1차년도 장비가 이미 들어왔지만 장비 도입을 앞당기려는 우리측 주장이 어느정도 관철될지 의문이다. 방위용 장비에 신경을 쓰는 미 측의 대의회 관계와 생산기간 때문에 도입장비의 우선순위를 정해 도입될 전망이 크다.
하원 문제도 이번회담의 초점-. 미 상원에서 무상 군원에 대한 한화 예치율을 10%로 낙착하긴 했지만 「방위부담의 분담」을 내세우는 미국의 입장으로 수원국의 부담이 늘어 실케 국방에 필요한 물성의 획득에 시련을 안겨다 줄 것으로 보인다.
주월 국군문제도 이번 회의의 주요의제이다. 1차 철군을 끝내고 2개 전투사단을 월남에 남긴 채 2차 철군을 서두르고 잇는 우리는 주안 미군의 「1차 철수」(7사단 재배치)와 공교롭게 엇갈려 주월 국군과 주한 미군 철수는 묘한 함수 관계에 놓여있다.
그러나 최근 「프롤키」미 육군장관이나 방일 중의 「키신저」발언 그리고 「아스팍」회의 때의 월남 외상이 지니고 온「티우」친서 등으로 미루어 쌍방의 조기 철군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빙력 「실링」조정문제>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도 군원의 삭감에 따르는 한국의 자담율 증가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한국군 60만 병력 수준 유지 선의 인하를 미 측이 종용할 가능성이 있을 것도 같다. 각 국방은 북괴의 위협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자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국부 병력 「실링」조정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하고 국군 편제에 영향 주는 통합군안도 보류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기구나 병력의 변화는 피하겠다는 기본입장을 밝혔다.
그밖에 향토예비군의 군력화에 따른 장비지원문제·군수산업 육성방안 등에 대한 두 나라 실무자의 의견 교환이 있을 것이다.
1백55마일 휴전선 전담에 따라 자주 국방을 지향하고 있는 우리는 한·미 방위조약을 기본으로 미국의 방위 공약을 다짐, 재침에 대한 강력한 쐐기와 함께 억제력이 될 수 있도록 힘의 보장을 미측에 얼마나 설득력있게 호소하느냐에 신경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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