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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 임금 인상분 반납, 본사 부지 매각 … 부채 줄이기 안간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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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가 임·직원의 임금 삭감, 자산 매각, 사업비 절감, 자체 특별위원회 구성 등의 자구책으로 부채 비율을 낮추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공공기관장과 직원에 이어 해당 공공기관의 1차 관리주체인 유관 부처 역할이 제기되면서 개혁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정부가 대대적인 공공기관 개혁 작업을 진행하면서 유관 부처의 책임을 강조하는 등 범위를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전력공사가 사상 최대의 부채 대책을 내놨다.

 한국전력공사 측은 최근 경영위기를 스스로 극복하겠다는 각오로 노조원을 제외한 임·직원의 임금을 반납하고 재무상황의 획기적인 개선을 위해 매각이 가능한 자산 전부를 팔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사업비 등 원가상승을 최소화하고 총 6조원 이상의 자체 재무건전성 강화 대책으로 부채비율을 15%P 이상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자구 노력의 실행력 확보를 위해 자체 재무개선 특별위원회를 개설, 가동하고 있는 것도 한국전력공사가 내놓은 자구책에 들어 있다.

 먼저 한국전력공사는 악화되는 재무상황에 사장을 포함한 부장 이상 임·직원의 2013년도 및 2014년도 임금인상분 전액을 반납할 예정이다. 노조원을 제외한 전체 임·직원은 2013년 성과급의 10%~30%를 반납하고 2014년 성과급에 대해서도 50% 이상 반납에 나설 계획이다. 이러한 반납 조치에 따라 2014년 기준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월 급여액의 36.1%를 삭감하고, 임원의 경우 27.8%, 부장 이상은 14.3%를 매월 감액하는 것과 동일하다.

 실질적인 부채를 상환하고 우량한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일부 자회사 지분과 경영권이 없는 출자회사 지분도 최대한 매각할 계획이다.

경영권을 보유한 종합 플랜트서비스 계열사 한전KPS와 한전기술의 일부 지분을 매각하고 LG U+와 한전산업개발 지분을 팔아 재원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전력공사는 이러한 지분 매각 외에도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포함, 매각할 수 있는 자산을 모두 발굴해 재원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우선 삼성동 본사 부지는 매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 방식으로 매각토록 할 예정이다. 양재동 강남지사사옥이나 안양부천 열병합발전소 부지 등 입지 여건이 우수해 가치가 높은 부동산 역시 매각해 재원으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또 “회사의 재무 개선에 전 직원이 동참한다는 의미로 그동안 직원 연수를 위해 사용해 온 콘도회원권 역시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며 “지난 1997년부터 보유하고 있는 무주 덕유산 리조트 회원권도 모두 팔겠다”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는 자산 매각 이외에도 불급사업 축소, 설계기준·공법 및 품셈(건축의 각 부분 공사에서의 단위당 자원 투입량) 개선 등을 통해 사업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고 업무추진비 등 경상경비 지출도 최소화해 재무 개선과 소비자 부담 완화에도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한전은 해외투자사업에 대해서도 경제성을 면밀히 분석해 5900억 원의 신규 투자를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위와 같은 총 6조원 이상 규모의 강력한 대책을 통해 부채비율을 15%P 이상 낮추는 등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또 "한국전력은 고객들을 보다 가까이 모시며 편리하고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조직 및 인력 조정에도 힘쓸 계획이다”라며 "본사 인력 20% 이상을 대폭 축소해 사업소 현장에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자구 노력이 계획에만 그치지 않고 실행으로 이어지도록 힘을 쏟았는데 바로 ‘재무개선 특별 위원회’의 운영이다.

 국내 부사장을 위원장으로 분야별 총 34명의 위원으로 구성, 차질 없는 자구책의 진행을 위해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재무 개선과제 역시 지속적으로 발굴해나갈 방침이다.

연말을 맞아 소외계층을 위해 김장을 담가주는 등 따듯한 겨울나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연말을 맞은 한전의 사랑 나눔은 계속됐다.

 한국전력공사 강원지역본부는 지난 21일 오전 초록우산 춘천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해 꿈샘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을 위한 후원물품 100만원 상당을 전달했으며 같은 날 한국전력공사 원주전력소 직원들은 원주시 관설동 원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과 포도마을 한울타리에서 김장 1000포기를 담그는 봉사활동을 벌였다.

 한국전력공사 태백지사 역시 지난 20일 이웃과 함께 따뜻한 겨울나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지역 소외계층에게 연탄 2000장을 전달했다.

 한편 공사를 재개한 경남 밀양 송전탑은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공사를 16곳을 확대하는 등 속도를 올리고 있다.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와 관련한 보상안에 있어서도 마을 주민과의 합의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어 속도에 탄력을 가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최근 단장면 고례리 81번과 구천리 87호 공사 현장 두 곳이 추가 공사에 들어가 밀양지역 송전탑 공사 현장이 총 16곳으로 늘었다.

 한전 관계자는 “주민들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이달 안으로 한 두 개 마을이 추가로 보상안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81번과 부북면 위양리 126번 송전탑 현장도 지하 기초 공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차례로 철탑 조립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지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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