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시대의「아이러니」|구미에 신비주의 의식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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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 미국을 필두로 서구 각국에는 복술·강신술·점성술등 신비주의 의식들이「붐」을 일으키고 있다. 「히피」들의 반문화 운동과 같은 심리적 동기에서 번창하고 있는 듯한 이 「아이러니컬」한 우주시대의 미신 「붐」은 현대 상술과 야합, 더욱 번창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현상은『무당』이라는 제목의 소설이 52주간이나「베스트·셀러」목록에 올랐었다든가 몇몇 미국대학에서 이 분야에 관한 강좌를 신설한 사실, 또 「팬앰」항공회사에서 점성술로 길일을 택해 영국의 미신 본거지를 방문케하는 소위 『심령관광단』을 정기적으로 모집하는데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구에서는 기독교의 영향으로 이러한 미신이 토속종교라는 그 원래의 성격이상으로 사악시 되어 왔는데 실제로 악명을 떨칠만한 과거도 많이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사건으로 「프랑스」왕 「루이」14세의 의식살인이 손꼽힌다. 「루이」14세의 정부 하나가 왕의 사랑을 잃고있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옛 정을 되찾으려는 광기에서 여러번 악마를 불러내는 의식을 주재했던 것.
그녀는「파리」의 어느 으슥한 지하실에서 벌거벗은 채 누워 무당으로 하여금 그 위에 대고 주문을 외게 했으며 의식이 절정에 달했을 때 어린아이를 제물로 바쳤다. 요즘 미국에서 성행하는 미신은 다음 4가지로 구분된다.
「사탄」숭배사상=이들은 「사탄」 성서를 만들어 내어「사탄」이야말로 이 세계를 지배한다고 찬양한다.
이 검은 성서 속에는 『강한 자는 복이 있나니 지구가 저의 것이요, 누가 오른쪽 뺨을 갈기거든 그의 왼쪽 뺨을 묵사발을 만들어라!』같은 반성경적 구절이 들어있다. 이들은「사탄」을 미신적 존재로 보지 않고 인간의 욕구 충족욕의 화신쯤으로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물질적 가치를 지상의 것으로 받든다.
마술=마술에는 남에게 해를 가하기 위해 미운 사람의 인형을 만들어 침을 찌르는 것과 같은 「검은 마술」과 자신을 외부의 위해로부터 보호하려는 순전히 자위적인 「백색마술」 두 종류가 있다.
이들은 대개 보름날밤 달 아래서 의식을 진행시키는데 비가 와서 집안에서 행할 때는 남녀가 옷을 벗고 돌아가며 춤을 춘다.
마술의 도가 트면『지상의 의식』을 행하게 되는데 이 지상의 의식이란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의식적인 성행위를 하는 것이다.
예언=수정구를 쓰기도 하고 「카드」를 쓰기도 하나 대개 점성술이 대종을 이룬다. 이들 중에는 최근의 「앨라배마」주 지사이며 민주당 대통령 예선 후보인 「월리스」의 저격사건을 예언하기도 했다. 최근 이들은 주역까지 동원, 예언의 정확성을 기하고 있다고.
심령사상=이는 사자와의 대화를 시도하고 병자의 병을 고치기도 한다. 또 어떤때는 눈앞에 없는 사람의 병을 진단하기도 한다. 이들은 주로 영혼의 작용을 연구한다.
MIT의 철학교수「허스턴·스미드」박사는 이상과 같은 미신의 횡행은 과학과 이성이 인간의 기대를 충족시키는데 실패한데서 연유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타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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