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스타킹|꼭 신어야만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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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날씨가 무더워지면「스타킹」에 부담이 느껴진다. 특히 요 근래 몇 년 동안은 여름철에 맨발로 다니는 층이 점점 줄고 유행도 여름용으로「스타킹」을 개발하고 있어 더위와「스타킹」의 문제가 많은 여성들에게 대두되고 있다.
더 우기「팬티·스타킹」의 출현은「미니·스커트」에는 물론 「거들」의 불편을 더는 데에는 커다란 도움을 주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엄청난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직장여성들 대부분이「스타킹」값이 월급의 상당액을 차지한다』고 말하고 있으며 여대생들도『한달 용돈의 20∼30%가「스타킹」값으로 나간다』고 하는 층이 대부분이다.
현재「스타킹」의 값은 1켤레에 1백원∼1백60원. 「팬티·스타킹」은 2백원∼3백60원 정도. 복수「나일론」사인「울리」계통의 두꺼운 것은 비교적 수명이 길지만 얇은 것들은 이내 올이 타지기 쉬워 1켤레로 1주일을 신기 힘든 형편이다. 「스타킹」을 상용하고 있는 여성들의 대부분이 한달 평균 4켤레 이상씩 소비하고 있으며「울리」계통의「팬티·스타킹」을 신을 경우도 한달 평균 3켤레 이상을 소비한다는 여성이 많았다. 「팬티·스타킹」의 경우는 한쪽만 올이 나가도 못쓰게 되므로 값이 비싼데다 더 큰 손실을 주는 셈이다.
이렇게 비경제적인 면 외에도「스타킹」은 여름철 많은 여성들에게 더위를 더해주고 심하면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요즘의「스타킹」은「나일론」등의 합섬이기 때문에 통풍이 안되고 습기를 흡수하지 못해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에는 습해서 생기는 피부병을 일으키기 쉽다.
한일병원 피부과의사 이종주씨는『「나일론·스타킹」은 발가락에 무좀을 발생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팬티·스타킹」의 경우 대부분「팬티」를 입은 위에 「팬티·스타킹」을 신기 때문에 더위는 물론 연한 하체피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요 근래 인조피혁의 개발로 구두의 통풍도「나일론·스타킹」과 함께 막혀 무좀의 발생을 더해주고 있다고 의사들은 보고 있다.
그밖에도「나일론」계통의 섬유는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에게 피부염을 자극하고 있는데 「스타킹」의 경우 초여름에서 장마철까지 가렵고 피부염을 일으키기 쉽다고 한다.
그러면 여름에도「스타킹」은 꼭 신어야 하는가. 여기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로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 산부인과의사 김석환 박사는『모든 미용은 건강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스타킹」은 원래가 방한이 목적인데 더운 여름철
에 빡빡한「나일론」으로 차려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면서「특수한 경우」를 제의하곤 건강하게 맨발로 다니기를 권하고 있다.
김 박사는 여름이라도「파티」등의 경우는 예외라고 했다. 『그러나 사실 한국에서 몇 명의 여성이「파티」나들이를 하게 됩니까?』그는 여성들이 맨발로 다니는 대신 거기에 알맞은 구두의 선택을 하도록 권장한다.
그러나 의상「디자이너」김희씨는『「스타킹」은 바닷가에서만 예외일 뿐 거의 다 신는 것이 예의』라고 말했다. 예전에는「샌들」에나 바지 차림엔「스타킹」을 신지 않는 것으로 통해왔으나 요즈음엔「샌들」도 신고있으며 바지에도 높은 구두를 신고 있기 때문에「스타킹」을 사용하는 경향이라는 것.
『여름엔 땀이 나기 때문에 맨발로 구두를 신으면 구두모양도 나빠지고 구두가 땀에 절여 쉬 상한다』고 김희씨는 말하면서 외국의 경우「서머·스타킹」의 개발로 제철 없이「스타킹」이 소비된다고 했다.
한국의 경우도 근래에「서머·스타킹」이 생산 시판되고 있다.
「서머·스타킹」은 신축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얇은 것인데 투명도가 높고 실은 겨울용이 한 올에 7가닥인데 비해 여름용은 3가닥이 평균이다.
상인들은 현재 한국에서의「스타킹」소비를 연간 1백50만 켤레로 어림잡고 있으며 그 중「팬티·스타킹」은 30∼35%를 차지한다고 보고 있다. <윤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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