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불심 어린 비구니선원 수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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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요즈음 명승지 겸 등산「코스」로서 각광을 받고있는 곳 중의 하나가 숭덕산의 수덕사다.
충남 예산군의 가야산 줄기에 자리잡은 이 절은 서울부터 3시간이면 닿는 당일「코스」의 명소.
경부고속도로에서 천안으로 빠진 후 「아스팔트」길의 온양을 거치면 그 다음부터는 포장 안된 길을 달려야하지만 도중 덕산에 있는 윤봉길 의사의 기념탑을 관광할 수도 있다.
대형「버스」도 절 밑까지 닿을 수 있어 교통은 좋은 편인데 그 반면 경내는 조용치 않다.
수덕사는 백제 침류왕2년(서기386년)에 인도승 마나난타가 진국으로부터 와서 불교를 전파코자 처음으로 세운 고찰로서 그 동안 5차나 중건됐다.
이 절에 부속해있는 건물들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 불타버렸고 지금은 대웅전 하나만이 백제 때의 건축모습을 나타내고있다.
국보 49호인 이 대웅전은 백제최고의 건축가인 아비지(목공)의 건축으로 현대건축기술로는 의도조차 할 수 없다는 절찬을 받고 있다.
이 대웅전의 현판은 신라의 명필 김생의 친필이며 벽화 세 폭은 화성담징화상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밖에 원효대사가 수도했다는 정혜사에는 옥돌부처가 눈길을 모으며 김일섭 스님이 있었던 전국 유일의 비구니선원인 견성암, 나무 여섯 그루의 육괴정과 충남의 금강이라는 금강암일대는 명승지임에 틀림없다.
수덕사에 내려 등산을 하려면 절 옆의 계곡을 따라 금강암, 미륵불입상불상, 만공탑, 정혜사를 관광하며 오르는데 물은 이 정례사 위부터는 없어 이곳에서 밥을 해먹어야한다. 정상까지의 소요시간은 1시간 반.
따라서 당일 관광 겸 등산 코스」로서는 안성맞춤이다.
또한 경내의 울창한 숲이며 산세의 재미로 움은 이 절이 가진 자랑으로서 서울근교의 단조로운 명승지에 비하면 한결 애틋한 맛이었다.
한편 돌아오는 「코스」에는 덕산의 유명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이조 때부터 약수로 이름높던 이곳의 수질은 「알칼리」성으로 피부병·위장병·관절염에 좋다해서 장기정양의 숙객도 모이는데 온천의 시설이 부족한 것이 흠.
공중탕·독탕으로 나뉘어 있지만 공중탕은 찬물이 없어 더운 여름철에는 고역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산에서 흘린 땀을 귀로에 씻어낸다는 즐거움은 하나의 멋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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