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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시각장애인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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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파머 회장은 "국제라이온스협회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고 했다. [사진 라이온스협회]

“이틀 전 국제라이온스협회 한국연합회 회원들이 태풍 피해를 입은 필리핀에 30만 달러(3억여원)를 기부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협회 차원에서 200만 달러(21억여원)를 들여 필리핀 피해지역에 집 400채를 새로 지어주기로 했는데 한국 회원들의 정성도 요긴하게 사용될 겁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민간봉사단체인 국제라이온스협회 배리 파머(Barry J. Palmer·71) 회장이 지난 18일부터 4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국제라이온스협회는 1917년 미국 시카고에서 멜빈 존스라는 보험사업가에 의해 창설돼 현재 208개국 136만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파머 회장은 호주 출신으론 처음 국제라이온스 회장이 된 인물이다. 한국은 2003년 이태섭(74) 전 과학기술처 장관이 회장을 지낸 바 있다. 21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만난 그는 “국제라이온스협회에서 한국연합회의 비중이 크다. 곧 두 번째 회장을 배출할 것 같다”고 했다.

 - 활동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는 지적이 있다.

 “ 다른 NGO들은 홍보예산을 따로 책정한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예산이 봉사에 맞춰져 있다보니 미디어와의 협력이 부진한 측면이 있다.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 최대한 대중과 가까워지기 위해 전략적으로 움직이자는 목소리도 있다.”

 국제라이온스협회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실명예방과 퇴치다. 헬렌 켈러(Helen Keller·1880~1968) 여사가 1925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열린 국제라이온스 세계대회에 참석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지지자가 되어 달라’고 호소한 뒤 ‘시력사업(Sight First)’을 대표사업으로 삼았다. 이후 3000만 명의 시각장애인들이 라이온스의 도움을 받아 시력을 유지했다고 한다. 2005년엔 650만 달러(69억여원)를 들여 북한에 평양라이온스안과병원을 지었다.

 - 한국에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규모 시설을 계획 중이라던데.

 “현재 검토단계다. 우리 재단에서 승인하는 단위 프로젝트 중에선 최대 규모다. 한국 쪽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

 - 시각장애인 우선 정책에 서운해 하는 이들도 있을 텐데.

 “시력우선사업이 핵심이긴 하지만 다른 장애인들을 모른 척하지 않았다. 장애인들의 올림픽인 스페셜올림픽의 최대후원 기관도 국제라이온스연합이다. 매년 600만 달러(63억여원)를 여기에 지원한다.”

 파머 회장은 “2007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서 국제봉사단체들을 심사한 결과 유니세프, 유네스코, 로타리클럽 등을 제치고 국제라이온스협회가 1위에 올랐다. 한국에서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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