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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도 배우와 함께 연기|전위연극 프랑스서 유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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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에서 시작된 특이한 연극형태-연기자와 관객이 함께 하는-가 최근 「프랑스」에 도입돼 크게 유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피에르·카르뎅」이란 연극인에 의해 소개되어 보다 새로운 연극형식으로 각광받고있는 이 연극은 종래 연극이 연기자는 연기하는 즐거움, 관극은 보는 즐거움만을 누려온 데 비해 연기자와 관객이 호흡을 같이하여 똑같이 천진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침체에 빠진 연극의 새로운 활로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파티」의 「리퀴드」극장에서 상연된 연극을 보면 이 연극형식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스타일」로 진행된다. 관객이 극장에 입장하려면 「체크·룸」에서 커다란 「백」을 한 개씩 받는다. 관객이 이 「백」을 가지고 장내에 입장하면 신과 「자케트」를 벗으라는 정중한 요구를 받게된다. 그리고 불필요한 소지품들은 모두 준비된 「백」속에 넣으라는 지시를 받는다. 관객이 이러한 요구에 응하고 나면 배우들이 동원돼 관객을 조심스럽게 안쪽으로 인도한다.
이때부터 배우와 관객은 부드러운 음성을 가진 지휘자의 지시에 따르게 되는데 맨 먼저 「볼」이 관객의 위로 쳐 올려지면서 연극은 시작된다.
박수소리와 조화를 이룬 손가락마디 꺾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관객과 배우들은 일제히 손을 맞잡고 동그란 원을 만든다.
곧이어 지휘자의 구령에 따라 각기 옆 사람과 포옹하면서 상대방의 얼굴을 변형시키기 위해 서로 갖가지 표정으로 상대방의 얼굴을 노려보고 코를 잡아당기는가 하면 이마를 문지르고 뺨을 간질이는 등 행위를 한다.
이런 식의 한바탕 소란이 끝나면 천사모양을 한 배우가 나타나 관객을 한사람씩 무대 옆 「신비스러운 방」으로 안내한다. 안내하면서 배우는 『눈을 감고 나를 믿으라』고 속삭이면서 보이지 않는 입술로 「키스」하고 보이지 않는 손으로 포옹을 한다.
관객이 무아경의 상태에서 가만히 눈을 뜨면 휘황찬란한 「스포틀라이트」가 한 몸에 비치는 것을 느끼며 동시에 잔잔한 음악이 울려 퍼지고 은은한 향내가 풍긴다. 그러면 원무가 시작되고 무대에서는 「아담」과 「이브」에 관한 「판토마임」이 전개된다.
공연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이런 식으로 연극이 진행되는데 관객자신이 연극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극 「팬」들의 커다란 환영을 받고있다.
얼마 전에는 「소르본」의 원형무대에서 배우 「장·루이·바로」가 주가 되어 대부분이 학우인 관객들과 공연을 벌여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이런 「스타일」의 공연은 더욱 활기를 띠어 전「유럽」연극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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