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양상 변질하는 증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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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증권시장은 과당투기를 초래해 온 보통거래제도의 개혁, 활발한 사채발행「붐」 등 증시 건전화를 위한 일련의 여건변동으로 지금 다소 침체상태이나 거래양상은 큰 질적변화를 보이고 있다.
4월 말까지 주식 및 채권거래량은 93억원으로 작년동기의 53%에 머물렀는데 주식매매는 59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39%에 불과한 데 비해 채권은 약 34억원이 팔려 57%가 늘었다.
71년 초 87대13의 비율이던 주식 대 채권의 매매량이 올 들어 63대37로 반전, 투자자의 안정성선호를 보여주고 있다.
「발행초일매진」을 기록해 온 대기업의 사채발행으르 기정시장은 활발하지만 증시에서의 주식거래량이 줄어들어 유통시장은 침체한 실정이다.
이는 금리인하, 사채규제, 부동산을 위주로 한 초과수익분야의 소멸 등으로 증시에 몰려든 시중 부동자금이 움직이지 않는데 기인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72년l월 1백에서 4월 말 현재 126.6으로 26.6「포인트」나 올랐는데도 거래량이 줄어든 것은 첫째 시중대기성자금이 새로운 주식이나 채권을 매입해서 퇴장해버리고, 둘째 은행금리의 인하에 따라 증시의 투자수익율이 내린다는데 기인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하반기에 공금리를 또 내릴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는 마당에 현재의 투자수익을 연21%가 되는 투자대상을 다른 것으로 바꾸려드는 투자자는 없다.
투자자들은 작년 말 25%이던 수익율이 1.17 금리인하조치로 지금 21%선까지 내린데 주목하고 있다. 유통시장에 활기를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량실물주식과 공금리를 상회하는 상권의 확대공급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3일 현재 상장업체는 1부 35개, 2부 21로 모두 56개. 1부에서 4월중 세기상사, 경방, 신진공업, MBC등 5개 사는 주식거래가 전혀 없었고, 2부에서도 해동화재, KAL, 국제관광, 호비, 제일「슬레이트」, 한국「슬레이트」, 남한제지, 조선공사, 한국기계, 한국주철관, 한국「타이어」, 대한철광, 대한염업 등 13개사의 거래가 없었다.
증권거래소 당국은 이 같은 불량주식이 자전매매를 통해 상장법인의 요건을 충족하는 줄 알면서도 아무런 규제를 못하는 것은 현행 증권거래제도의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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