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전쟁 총력예제의 구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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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부는 지난 28, 29일 양일간 서울에서 북미·일지역수출진흥공관장회의를 열고 이 지역에 할당된 12억 8천 2백만 달러 외 올해 수출목표달성을 위한 대책을 협의했다. 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 14일 브뤼셀에서 구주 및 아·중동지역회의와 17, 18일 쿠알라룸푸르에서 동남아지역 회의를 열어 지역별수출전략을 짰으며 본국정부의 정책수립에 반영하기 위한 현지사정과 애로점도 들었다.
정부는 금년부터 시작되는 제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서 농업개발, 수출증대, 중화학공업육성을 3대 중점 목표로 삼고 그 중에서도 수출의 획기적 증대를 위해 「총력수출체제의 구축」이란 기치를 세우고 국제무역전쟁에 대처하고 있다.
세 차례에 걸쳐 열린 지역별수출진흥공관장회의 가운데서 북미 및 일본지역이 금년도 전체수출목표액 17억 5천만 달러의 73.1%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회의」의 중요성은 특히 큰 것이었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가·일 지역의 기존시장을 심화 확대하는 방안과 함께 중공상품과의 경쟁력강화문제, 북괴의 대일 교역확대 움직임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문제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되었다. 동남아 및 캐나다에서 중공상품과의 경쟁은 심각한 문제로 재기되어 이에 대한 대책으로 우리상품의 품질개선, 과당경쟁의 지양, 가격의 현실화 및 신용도 회복, 용기 및 포장의 개선 등이 지적되었다.
중공은 특히 캐나다를 미주진출의 발판으로 삼고있어 수출구조상 등질의 상품으로 심한 경쟁을 이미 치르고있으며, 동남아에서도 상권을 쥐고있는 화교들의 향배에 따라 우리상품진출에 결정적 영향을 주게될 것이라는 게 이지역 공관장들의 일치된 견해였다. 이번 회의에서는 또 북괴의 대일 교역 확대움직임을 저지하는 방안에 대한 협의도 있었는데 기존거래선과의 장기계약체결 등 의견이 제시되었다.
북괴는 최근 무역전담 회사로 「조일 수출입상사」를 설립, 실리적인 방향에서 적극적인 대일 접근을 기도하고 있다. 작년도 북괴의 대일 수출은 70년보다 전체적으로는 약간 하회하고있으나 식료품 등 1차 산품이 증가추세에 있고 수입 면에서는 70년보다 26.3%가 증가했는데 그중 73%가 중화학 공업재품인 것은 주목할만하다.
북괴는 일본 수출입 경쟁??사용이 어려워지자 조일 수출입 상사를 통해 그들이 필요로 하는 플랜트나 제품의 연불수입을 꾀하고있으며 우리와는 생사 등 농수산물과 철광석·아연광 및 무연탄 등 광산물이 일본시장에서 경합하고있다.
공관장들은 이번 회의에서 동일품목의 가격변동이 심하고 상품의 기일 내 도착이 안 되는 일이 허다한 예를 들어 가격의 안정, 납품기일의 준수, 클레임의 조속 해결을 건의했으며, 이를 위한 국내기업인의 정신자세 확립, 수출체제의 재정비 등을 요망했다.
정부는 원료의 대부분을 국내에서 조달할 수 있고 외화 가득률이 높은 생사·인삼 및 인삼가공품·견직물·대마제품·벽지류·도자기 및 타일·공예품 등 7개 품목을 수출특화상품으로 선정, 이들 품목의 대미·대일 수출을 적극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회의에서 나타난 지역별 수출활동과 전망 및 대책을 살펴보면-.

<미국>
금년도 수출목표 17억 5천만 달러 중 51.4%인 9억 3천 2백만 달러가 할당되었다. 작년 8월 닉슨 대통령의 달러보호조치선언 후 점차 경기가 호전돼 일반시민의 소비지출이 증대되고 주택건설사업도 활기를 띨 것이라는 전망아래 주로 일반시민용 소비상품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나라의 대미수출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내 무역업자들의 공급능력과 거래활동이 수출신장을 판가름하기 때문에 국내 생산체제의 확충과 미국시장의 동향에 대한 정확한 정보의 인수가 요청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주력해야할 품목으로는 합판·의류·신발류·전자제품·철강제품·장난감·목제 가구 등 12개 품목과 낚시용품·가방류 등이 꼽히고있는데 다만 최근 의회일각에서 보호무역정책을 들고 나와 이미 버크·하크법 등 14개 법안이 제출돼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일본>
최근 일본경제가 기계류·화학제품·자동차·전자 기기 등 자본집약적 상품생산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전환돼 가고 있어 수입수요중대를 가져올 것이 예상되므로 우리 나라의 농수산물과 노동집약적 경공업제품의 대일 수출전망은 퍽 밝은 편이다.
특히 생사·활선어·면직물·의류·잡화 등의 상품이 유망시 되며 일본정부의 수입제한 철폐 및 대폭적인 관세인하가 단행된다면 금년도 수출목표 3억 5천만 달러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정부의 최근 대 중공·북괴접근 경향과 중공 등에 대한 차별관세철폐방침 등이 우리 나라에 미칠 영향이 우려되고 있는데 이들과 경쟁해 이길 수 있는 유리한 상품을 장기적 안목에서 개발하고 이미 확보한 일본시장을 심화시켜야할 것이다.

<캐나다>
캐나다시장의 구조는 미국과 비슷하지만 독립시장으로 미국시장의 연장이란 생각은 고쳐야한다고 지적되었다. 따라서 캐나다와의 교역은 아직 초창기라 국내업자들은 소량주문에도 성실히 응해야한다는 것이 현지공관장들의 의견이었다. 이들은 대 메이커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지사활동강화가 시급하며 창고를 세워 고정상품을 비축하고 신용을 높여 교역을 심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고종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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