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늘어난 미성년 도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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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미성년자의 도범 검거 율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경 집계의 경우 19세미만 비행청소년의 검거 율은 전체 도범 검거수의 60%꼴. 서울시경 330수사대가 발족한 이래 지난 3월3일부터 20일간 검거한 도범 검거 중간 실적에서 보면 성북 경찰서의 경우 구속 1백71명 가운데 미성년자가 82명으로 50%, 노량진경찰서는 구속 2백51명 가운데 1백88명으로 75%, 영등포경찰서는 구속 2백11명 가운데 1백4명으로 50%, 성동 경찰서는 구속 3백48명 가운데 미성년자가 58%인 2백12명을 차지했다.
경찰은 도범 검거의 실적평가에 따라 미성년자의 도범을 현행범이라는 이유로 검거하는 대로 구속을 능사로 삼고있으나 청소년 보호를 위한 환경조성과 성행교정 등 처벌에 앞서 선도 책이 앞서야 한다고 지적되고 있다. 소년 및 보안행정을 다루는 경찰일부에서조차 최근 330수사대의 발족과 함께 미성년자의 구속이 함부로 다루어져, 미성년자들이 교도소를 다녀올 때마다 빚어지는 범죄감염, 전과자의 낙인, 건전한 성장기회를 잃는 등 미성년자 선도에 사회문제를 던져주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3월19일 성북 경찰서는 노점에서 사과8개 (1백50원)를 집어간 복모군(17·성북구 하월곡동 H세탁소종업원)을 절도혐의로 점거, 구속했고 성동 경찰서는 지난 15일하오4시 30분쯤 이웃 심순덕씨(52) 집 창가에 놓인 책2권(3백원상당)을 집어간 장모군(15·금호동4가)을 검거, 형사 입건했다. 또 성북 경찰서는 지난 18일 구멍가게에서 껌15개(1백50원)를 훔친 고모군(16)을 구속했다.
이 같은 처벌위주의 경찰수사에 대해 이효재 교수(이대사회학과)는 『비행청소년들은 처벌에 앞서 부모나 연고자들과 협의, 비행교정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선도하는 것이 경찰본연의 자세』라고 말하고『처벌 우선의 경찰행정은 청소년범죄를 조장하는 결과를 빚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권순영 변호사는 『경찰은 청소년 범죄를 사건건수로 취급, 표창장을 받으려 하기 전에 선도를 위한 따뜻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시경은 야간 주거침입절도 집중단속기간에 구속 1건 5점, 불구속 1건은 1점씩의 점수를 배정, 실적에 따라 관계경찰관을 표창하거나 징계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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