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분사 엔진·듀얼 클러치 변속기 … 아담한 게 있을 건 다 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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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고급스러운 프리미엄 소형 세단이 유행할 조짐이다. 주차난과 핵가족, 다운사이징 등 최근 이슈와 두루 이해관계가 맞는 까닭이다. 내년초, 국내에 선보일 아우디 A3 세단이 좋은 예다. 덩치만 아담할 뿐 중대형 아우디의 디자인 테마와 안전 및 편의장비를 고스란히 물려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작지만 고급스러운 차가 인기다. 주차난, 핵가족, 친환경, 다운사이징 등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와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시작은 소형 스포츠 유틸리티 자동차(SUV)였다. 소형차를 밑바탕 삼아 포장을 바꿨을 뿐인데, 든든하고 시야가 시원시원하며 운전과 주차가 편하다는 장점이 시너지를 내 전성기를 맞았다.

 최근 또 하나의 장르가 꿈틀대고 있다. 바로 프리미엄 소형 세단이다. 뒷좌석과 트렁크를 갖춰 실용적인 데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주목받을 걱정도 없다. 그래서 보수적이며 보편적인 소비자를 두루 아우른다. 그런데 프리미엄 소형 세단은 덩치가 아담할 뿐 편의 및 안전장비는 중형차 뺨친다. 때문에 “형편에 맞추느라 작은 차 샀을 것”이란 편견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이 장르의 대표적인 예가 아우디 A3 세단과 메르세데스-벤츠 CLA-클래스다. 둘 다 올해 2014년형으로 데뷔했다. 둘의 공통분모를 통해 이 장르의 경향을 엿볼 수 있다. 예컨대 이들은 변형하기 쉬운 모듈형 뼈대(플랫폼)를 써서 위아래 형제들과 나눠 쓴다. 직분사 엔진과 듀얼 클러치 변속기, LED 헤드램프 등의 최신 기술도 착실히 챙겼다.

 아울러 A3 세단과 CLA-클래스 모두 근사한 비율을 뽐낸다. 표정도 사뭇 진지하다. 으레 작은 차는 앙증맞거나 예쁘기 마련이던 과거와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실제론 아담하지만 결코 옹색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사륜구동처럼 값비싼 옵션도 거리낌없이 마련했다. 나아가 벤츠는 CLS 45 AMG, 아우디는 S3 등 고성능 버전도 선보인다.

 이들 프리미엄 소형 세단은 내년이면 국내 시장에도 진출할 전망이다. 먼저 스케줄이 확정된 건 아우디 A3 세단이다. 아우디코리아에 따르면 내년 초 출시가 유력하다. 아우디 소형차 가운데 최초의 세단으로, 기존 A3 스포트백보다 11㎜ 넓적하고 9㎜ 더 납작하다. A3 세단의 핵심은 균형이다. 머리·몸통·꽁무니로 나뉜 안정적 비율이 좋은 예다.

 외모도 준수하다. 비율만 축소했을 뿐 형뻘인 A4나 A6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이어 담았다. 앞뒤 무게배분은 51:49에 맞췄다. 그래서 가속할 때 자연스럽게 평형상태에 근접하게 된다. 엔진은 뒤로 12도 기울였고, 앞 서스펜션(충격흡수장치)은 최대한 차체 앞쪽으로 당겼다. 또 고장력 강판과 알루미늄을 대거 써서 혹독하게 다이어트 했다. 경쾌한 몸놀림을 위해서다. A3 세단의 엔진은 2.0 TDI(디젤)와 1.4 및 1.8 TFSI(가솔린) 등 총 세 가지다. 모두 직렬 4기통 터보 직분사 방식이다. 1.4 TFSI 엔진의 경우 주행 중 힘이 많이 필요하지 않을 땐 4기통 가운데 2기통만 작동하는 ‘가변 실린더’ 기술을 적용했다. 또한 1.8 TFSI 모델은 0→시속 100㎞ 가속을 7.3초 만에 마치고, 2.0 TDI는 유럽 기준 연비가 24.4㎞/L에 달한다.

 차의 성격을 송두리째 바꾸는 기능도 갖췄다. 바로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다. 버튼만 눌러 컴포트, 자동, 다이내믹, 이피션시(효율), 개인맞춤형 등 5가지 모드를 넘나든다. 각 모드에 따라 엔진의 연료분사량과 자동변속기의 제어방식, 에어컨의 반응, 스티어링 휠 조작하는데 필요한 힘 등이 바뀐다. 따라서 서로 다른 차를 모는 듯한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아우디 A3 세단은 시동을 켜는 동시에 솟아오르는 모니터, 3D 영상 띄우는 운전자 정보 시스템(DIS), 촉감까지 고려한 마감재로 감성품질까지 꼼꼼히 챙겼다. 3세대 MMI, 아우디 커넥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안전 시스템인 ‘프리 센스 베이직’ 등 아우디 중대형 차의 최신 장비도 고스란히 담았다. 가격은 엔진에 따라 3000만~4000만원대로 예상된다.

김기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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