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아가씨는 미국식 몸매가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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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오랜 미군의 월남주둔이 월남에 끼친 큰 영향 가운데 하나는 월남인의 얼굴을 비롯한 신체 외모를 변화시킨 것이다. 불과 지난 몇 년만에 월남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성형·정형외과병원은 일대 「붐」을 맞았다. 이들 병원을 찾는 고객은 대부분이 서구풍의 큼직한 눈을 원하거나 납작한 코를 높이고 유방을 확장하려는 월남여자들. 개중에는 처녀막재생수술을 원하는 법적 미혼녀들도 적지 않다.
한달 평균 1천건 이상의 성형수술을 한다는 「사이공」의 한 병원은 「티우」대통령부인과 「키」 전 부통령부인도 자기들 병원에서 눈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런 현상을 보고 「사이공」 의 가장 인기 있는 정형의원 원장 「고·반·휴」여사는 미군주둔으로 인해 월남여인의 미에 대한 판단기준이 변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플레이보이」지 등 도색잡지의 대량유출이 결국 월남여인들로 하여금 「볼륨」 있는 젖가슴, 진주같이 둥글고 큰 눈을 열망하게 했다고 말하고, 월남여자들이 미국여자들의 생김새를 맹목적으로 모방하려는 풍조를 인정했다.
「휴」여사는 미군이 진주하기 전만 해도 월남의 미인상은 오목조목하고 조그마한 여자였으나 정형의원 고객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전화의 꽃」 「바·걸」들이 등장하자 이는 급변했다고 분석했다.
「바·걸」외의 여자고객은 주로 연예인 및 정부고관·군장성들의 부인들이라고 「휴」여사는 그 성분을 밝혔다. 남자고객은 전체의 10%정도인데 거의가 연예인들.
월남여인들이 부모들이 준 몸에 수정을 가하는 정형수술에 열을 올리는 또 다른 이유로서는 전쟁으로 인한 불안감이 일으킨 찰나주의적 감정이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판국에 살아있는 동안이나마 실컷 향락하기 위해선 젊게 보이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하원의원이었던 남편을 공산「테러」분자들에게 앗긴 미망인 「휴」여사 자신도 눈꺼풀수술을 하고 짙은 화장을 한 채 치렁치렁 보석을 자랑하는 것을 보면 실감나는 분석이다.
수술비는 눈 정형이 1백20「달러」, 유방확장수술은 평균 4백80「달러」인데 유방의 크기에 따라 가격도 차이가 있다.
수술부위별로 보면 전체고객의 60%가 눈 수술, 30%가 유방수술, 기타가 10%인데 여기엔 보조개, 남성기 확대수술 등이 포함된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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