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애호 캠페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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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동·식물을 사랑합시다. 당신이 양말·「비닐」우산·조각 돌을 먹지 못하는 것처럼 동물가족도 이것을 먹을 수 없습니다.』 창경원은 봄철 관광「시즌」을 앞두고 오는 10일부터 창경원 동물가족 애호를 호소하는 이색 「캠페인」에 들어간다. 이 「캠페인」은 봄철이면 밀려드는 많은 관광객 가운데 짓궂은 손님들이 동물에게 먹지 못할 것을 과자 등으로 위장, 던져주어 이를 먹은 동물이 병이 나는 일이 잦아 서둘러 착수한 것. 또 관광객 중에는 선인장 잎사귀에 이름을 새기거나 꽃가지를 꺾는 등 환경을 망가뜨리는 일도 잦아 올해는 한 건의 사고도 없이 봄을 맞자는 것이다.

<관람권에 계몽 구호 인쇄도>
동물가족을 골탕먹이는 장난은 여러 가지로 다양하다.
지난 24일 「바바리」 양 수놈이 먹이를 주어도 거들떠보지도 않고 배가 불러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수의사들이 양에게 토사약을 먹였더니 「비닐」봉투·양말조각·자갈 등이 5백50g이나 쏟아져 나왔다.
이것을 뱉어낸 뒤 양은 간신히 회복했으나 사람을 슬금슬금 피한다.
지난 68년1월29일 물개 수놈 1마리가 죽었는데 위 속에 밤톨만한 자갈 70여개가 들어있었다.
지난해 7월에는 하마 암놈이 고무「슬리퍼」 1짝을 토했고, 한국산 검은 곰도 「비닐」우산 1개를 먹어 몹시 고생한 끝에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이렇게 한번 혼이 난 동물가족은 사람을 보면 경계하여 수의사들도 다루기 힘들게 된다는 것.
창경원은 관람객들이 동물에게 먹지 못할 것을 던져주지 말 것은 물론 과자나 부랑이라도 주지 말 것을 바라고 있다.
「캠페인」 기간동안 창경원 안 곳곳에 짓궂은 장난 때문에 동·식물이 받는 피해를 그림으로 그려 붙이고 경비원을 배치하여 계몽하며 입장권에 『동식물을 사랑하자』는 「스탬프」를 찍어주기도 했다.
동물뿐 아니라 창경원 온실에 있는 3백81종 6천5백여 그루의 각종 꽃나무도 피해를 받고있다.
잎사귀에 이름을 새기거나 꽃가지를 꺾고 귤이나 「레먼」 열매를 몰래 따가기도 하고 온실 속에서 담배를 피우는 얌체도 있다는 것.
창경원측은 무엇보다도 관람객 스스로가 동·식물을 내 것처럼 아껴주는 「에티케트」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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