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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방역대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겨우내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던 끝에 이제 봄이 완연하다. 어려운 사람들에겐 다시없이 고마운 기후였기는 했어도 난동 뒤에는 반드시 각종 질병이 창궐하기 마련인지라 지금부터 봄철 위생에 각별한 조 심이 있어야 하겠다.
보사부도 서둘러 봄철 방역대책에 발벗고 나섰는데, 국민으로서는 보 사 당국계획이 아무런 차질 없이 수행되어 국민보건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없도록 각자 자진 협조하여야 할 것이다.
지난겨울은 이상난동으로, 한강의 결빙조차 없이 넘어간데다가 봄의 기후도 예년보다 20일께나 빨리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봄철부터 창궐하는 각종 질병의 발생률도 그만큼 당겨질 것이 확실하다. 보사부가 환일 전국 각시·도에 시달한 춘계방역대책의 개요를 보면 봄철에 발생하기 쉬운 장「티푸스」에 대포, 당국은 오는 3월1일부터 1천2백만 명에게 예방백신을 접종토록 하고 있으며, 또한 지난 2월1일부터 이미 실시증인「콜레라」예방접종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기로 한다는 것으로 돼있다.
불명예스럽게도 「콜레라」는 이제 우리 나라의 계절병처럼 돼 버렸는데 이로 말미암아 우리 국민이 매년 입는 귀중한 인명피해는 물론이려니와 수출장애 등 경제적 손실과 이에 못지 않은 국위연상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인 것이다.
작년만 하더라도 가을까지 계속 번진 「콜레라」화가 겨울철에 접어들고서야 간신히 잠잠해졌던 것을 상기한다면 올해 또다시 그 지긋지긋한 「콜레라」화를 당할 공산은 매우 크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보사부는 특히 외부로부터의 「콜레라」침입을 막기 위해 해안지대주민 등 2천만 명에게 서둘러 예방접종을 실시할 계획을 가졌다고 하는바 이는 전국민의 거의 3분의2에 해당하는 방대한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거창한 대「캠페인」인만큼 전국민의 적극적인 호응이 없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보사부는 이밖에도 전염성이 강한 각종 장질 환자 8만 명의 색출작업을 벌일 것도 계획중인데, 이처럼 방대한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말단보건소에 이르기까지, 높은 사명의식의 고취가 없어서는 안될 것이다.
보사부는 또 이 같은 봄철방역과 병행하여 앞으로의 1년간을 기간으로 하는 연중 방역조치도 이를 되도록 앞당겨 실천에 옮길 것이라고 전해진다. 소아마비 80만 명, 뇌염 9만 명, 「말라리아」5만 명에게 새로「백신」접종을 실시하고 현재 실시 중에 있는 80만 명에 대한 DPT예방접종과 20만 명에 대한 「디프테리아」예방접종 등이 이 계획안에 포함돼 있다. 우리는 보건대국의 이 모든 계획이 순조로이 집행되어 올해에는 모든 전염병의 발생률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기를 충심으로 기대한다.
난동에 뒤이어 다가온 봄철을 앞두고 이밖에도 여러 가지의 유행병이 걱정되는데 보건당국은 직접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것 못지 않게 보건생활향상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높이는 계몽운동도 전개해 줄 것을 바란다.
도시·농촌 할 것 없이 모든 가정과 직장에서 스스로 자신들의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 방역에 앞장서려는 태도를 기르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보건문제가 국민각자의 사사로운 관심사로 끝날 수 있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것을 모든 국민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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