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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이극송」일행에 "한산한 출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하와이」를 떠나는 「닉슨」대통령은 푸른 「스포츠·코트」차림에 회색빛 바지를 입고 패트 여사는 청·백색의 드레스 차림이었다. 7천 여명의 전송객을 향해 닉슨 대통령은 평화의 여행을 위해 기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니·하오」1기와 「니·하오」2기에 분승한 기자들이 먼저 도착한 다음 닉슨 대통령의 「76년 정신」호도 남태평양의 「괌」도에 도착, 거기서 「닉슨」은 기상 기자회견을 가졌다. 『중공지도층은 철학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다. 당장의 문제보다 나는 그들과 철학적인 「마라톤」회담을 할 준비가 돼있다.』
「카마초」지사의 환영과, 『「괌」도는 미국의 하루가 시작되는 곳』이란 짤막한 연설을 마친 뒤 대통령은 「마리아나」군도 해군사령관 「폴·퍼그」제독의 자택에 여장을 풀었다.
대통령은 「괌」에서 털모자 하나를 샀지만 그걸 쓸 생각은 전혀 없는 것 같았다. 『1947년 모자 쓴 모습을 사진으로 보니 다시는 쓸 생각이 안 났기 때문』이다.
북경의 쌀쌀한 날씨에 대비해 대통령이 준비한 동복은 두터운 털「코트」. 고무창을 댄 구두가 전부였다.
기자들을 실어 나르는 「팬·아메리컨」기의 승무원들에겐 북경공항에 머무르는 한시간 동안 「유니폼」을 입지 말고 사복을 입도록 지시 받았다. 군복이나 「유니폼」은 중공 사람들의 눈에 거슬릴까봐 그런 것이다.
한편 「닉슨」부처가 베풀 「리셉션」용 술은 중공의 「마오·타이」주 대신 미제 「샴페인」을 쓰리라 한다.
「샴페인」상자들은 이미 북경으로 실어 날랐거니와 「메뉴」와 초청장까지도 만들어 왔는데 그 자리에는 주은내를 비롯한 중공 요인과 전 미국인 수행원들, 약5백 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복장은 「프롤레타리아트」냄새를 풍기기 위함(?)인지 간단한 사무복과 짧은 「드레스」로 통일, 음식은 중공의 일류 쿠크가 만드는 중화요리로 한다는 소식.
수행기자들 역시 흥분과 긴장에 들떠 있었다. 『이 여행은 과연 필요한 것이냐?』 UPI기자의 물음에 각자는 백인 백답.
『물론 20년의 낡은 정책을 깨뜨려야지』(리처드·더드먼) 『중공에 대한 과거의 관념을 씻어주는 효과가 있을거야』(로버트·보이드) 『반공정신이 해이될까봐 반대는 했지만, 이젠 성공을 빌밖에…』 (윌리엄·버클리)등-.
NYT의 「맥스·프랭클」은 『미국인의 맹목적인 적대감을 종식시켜야 한다. 이따위 난센스를 없애려면 이런 식의 극적인 조치가 필요하고 말고』라는 촌평이었고, 「볼티모·선」의 「포터」기자는 『「예스」다. 얼마나 변했는지 보고 싶다』고, WP의 「스탠리·카노」도 『만시지탄』이라고 강조….
미국 기자단 일행은 대통령보다 앞서 20일 하오5시50분 북경공항에 도착, 중공의 홍보관계자의 영접을 받았다. 화씨37도의 구름 낀 날씨였다.
기자들이 투숙한 민족호텔은 대약진 운동 당시 세운 10대 건물 가운데 하나라고 하며 기자 한 사람 앞에 통역 겸 안내자 한 사람씩이 배치되었다.
「프레스·센터」로 지정된 곳은 북경에서 가장 아름답게 지어졌다는 민족문화국 청사. 「닉슨」기자회견도 여기서 있을 것이라는데 15대의 전화박스가 있고 그중의 12대는 통신위성을 통해 미국과 연결된다. 수용인원은 1백54명까지, 당구대와 탁구대까지 세심히 준비되어있다.
8명의 미국인 기자와 29명의 북경 주재 외국 특파원 그리고 임시로 입국한 제삼국의 기자들을 합해 1백29명의 보도진이 웅성거리고 있다. 그 가운데는 오스트레일리아 버체트 리자, 중공과 국교가 없는 필리핀·브라질 기자도 끼여 있어 이채로왔고, 민족반점에서는 미국인 기자들이 식사를 하고 임시 입국기자들은 신교반점에서 식사하도록 지정되어 있다.
21일 아침의 북경날씨는 화씨15도로 따뜻해졌다. 「닉슨」-주 회담이 있으리라는 인민대회당 정문에는 모의 초상이 걸려있고 양쪽엔 또 모어록이 액자에 끼여 걸려있다. 지금 인민대회당과 「닉슨」이 통과할 북문은 청소와 단장이 한창인데 인민대회당 안의 대만실만은 단장을 전혀 않고 있다. 이유인즉 대만이 복귀한 다음 그 주민들이 직접 하기를 바란다는 뜻이라나.
21일 상오10시 상해 「충·치·코」공항에 착륙한 닉슨 일행은 「이극송」(닉슨)미국대통령을 마중 나온 교관화와 장문진 등 외교부 관리 일행의 영접을 받은 다음 일로 북경으로 기수를 향했다. 북경에서의 영접온 외교사절의 출영도 없을 만큼 한산할 것이라는 소식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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